매일신문

민주주의 국가에서 아직도 이런 광경이

야당 법사위원 향해 문자폭탄에다 '18원 후원금' 쏟아져
野법사위원들 "좌표 찍어놓고 공격하니 너무 힘들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이 통과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이 통과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저지에 나선 국민의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업무 외적인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여당 지지자들로부터 비난성 문자 폭탄에다 '18원 후원금'까지 쏟아진다는 하소연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8일 국민의힘 의원들에 따르면 문자메시지가 계속해서 들어오는 것은 물론, 한밤중에까지 문자메시지가 쇄도하는 중이다.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은 공수처법 개정안뿐 아니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공정경제 3법, 사회적참사 특별법 등에 대한 법안 통과 요구까지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문자메시지는 욕설까지 담겨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렬 세력인 이른바 '문빠'들이 문자를 대량으로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포 사격을 할 때 좌표를 찍는 것처럼 특정 정치인을 콕 찍어 좌표 공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도 비슷한 공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이 공수처 때문에 문자를 보내주고 계신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7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의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박 의장을 비롯해 김 원내대표, 윤호중 법사위원장 등이 "지지자들로부터 너무 많은 문자 메시지를 받아 힘들다"는 취지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일부 법사위원들은 항의성 후원금도 받고 있다. 욕설을 연상시키는 '18원'을 의원실 후원계좌에 여러 차례 입금하는 방식이다.

18원을 입금하는 사람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돈을 보내면서 일부의 경우, 소득공제를 위한 영수증 발급도 요청하고 있다.

'18원 후원금'은 사후 처리 비용이 많이 들고 비판의 메시지도 담을 수 있어 최근 정치권에서 자주 목격되는 항의 방식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제기했던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월 SNS에 글을 올려 "18원 후원금이 들어온다. 계속 보내달라. 티끌 모아 태산"이라며 18원 후원금을 통해 자신을 공격하는 이들에게 받아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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