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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다시 무대를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지난 10월 10∼11일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유료 온라인 콘서트
지난 10월 10∼11일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유료 온라인 콘서트 'BTS 맵 오브 더 솔 원'을 선보이는 방탄소년단. 만약 저 스크린에 있는 관중이 실제로 콘서트장에 나타나 환호를 보낸다면 방탄소년단이 얼마나 가슴뭉클해 할 지를 생각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연합뉴스

사람들과 이야기하다보면 꼭 한 번은 언급하게 되는 주제는 바로 '코로나19'다. 나 또한 다르지 않아서 코로나19 이야기를 꼭 하게 되는데, 그러다가 이런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 "올해 입학한 대학 신입생들, 제일 불쌍한 학번이 될지도 몰라. 이 상태라면 선배들한테 밥 한 끼, 술 한 잔 못 얻어먹고 졸업할 수도 있겠는데…."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아이돌판의 현실도 같이 떠올랐다. 코로나19가 아이돌판에 심리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준 건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직접 볼 기회가 아예 차단당했다는 것'이다. 팬미팅, 콘서트 등은 대부분 취소되거나 인터넷을 통한 만남으로 바뀌었다. 올해 팬미팅은 대부분 랜선 팬미팅으로 이뤄졌었다. 그나마 코로나19가 살짝 잠잠해졌을 때에는 간혹 오프라인 팬 사인회를 하는 아이돌도 있긴 했지만 확산세가 갑자기 커지자 다시 랜선 만남으로 돌아섰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신 풍속도였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신 풍속도 때문에 가장 안타까운 지점에 있는 사람은 바로 올해 데뷔한 신인이라 본다. 여러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얼굴을 열심히 알려도 모자랄 판에 코로나 19로 인해 각종 무대, 행사가 줄어들면서 팬들의 외연을 확장할 기회가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올해처럼 신인 아이돌에 대한 인지도가 아이돌판 안에서도 낮았던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들이 겪은 피해는 크다.

심리적으로는 오프라인 무대에 관객이 사라지면서 팬들의 사랑을 직접적으로 느낄 기회가 없어졌다는 게 가장 큰 피해일지도 모른다. 지난해 데뷔한 아이돌만 하더라도 많든 적든 자신을 응원하는 관중 앞에서 춤추고 노래할 수 있었으며, 팬들과 눈과 눈을 마주치며 교감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음악 방송은 무관중으로 진행되면서 이들은 허공을 바라보며 춤추고 노래한다. 호응해주는 관객이 없으니 이전 선배들이 느꼈던 무대에서의 희열 같은 것을 100%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또, 올해 아무리 음악 방송에서 이런저런 무대를 열심히 보였어도 무대 앞에 꽉 찬 실제 관객들을 상대할 때 그 때 보여줬던 기량을 모두 발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올해 데뷔한 신인들에게 안타까움 같은 감정이 생겼다.

방탄소년단이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1위 한 뒤 진행한 V앱 라이브에서 "만약에 관객이 들어찬 곳에서 무대를 하면 우리가 엉엉 울면서 노래하고 춤 출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게 만약 나라도 실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코로나19 종식 뒤 가진 무대에서 멋있게 등장하면 '이게 꿈이야, 생시야' 하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릴수도 있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정을 내년에는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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