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성오 관장 "지식 목마른 책 도둑은 언제든지 환영"

채 문경 나눔작은도서관장, 35년 공직 은퇴 후 지난달부터 본격 운영

10일 경북 문경시 흥덕동 나눔작은도서관에서 만난 채성오 관장이 평소 즐겨 읽는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10일 경북 문경시 흥덕동 나눔작은도서관에서 만난 채성오 관장이 평소 즐겨 읽는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지식에 목마른 책도둑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 지혜와 꿈을 지역민과 나누고자 합니다."

10일 경북 문경시 흥덕동 나눔작은도서관에서 만난 채성오(58) 관장은 "책을 통해 배운 생각을 함께 나누고 소통한다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2018년 35년간의 오랜 공직생활을 마친 채 관장은 지난달부터 지역민을 위한 작은도서관 운영에 들어갔다. 그는 지역민들의 행복지수 향상을 위해 자비로 마련한 책 1천여 권과 각종 다과, 장작 등을 무료로 공유한다. 이처럼 작은도서관에서 발생하는 수입이 없다 보니 도서관 유지·운영비도 오롯이 채 관장의 몫이다. 채 관장은 "오랜 시간 지역민들의 도움으로 잘 살아 올 수 있었다"라며 "이제는 돌려 드려야 할 시기가 온 것 같아 나서게 됐다. 물론 이번 작은도서관 개관도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채 관장은 이곳에서 행복을 전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는 "이곳에는 책뿐만 아니라 차가워진 손과 몸을 녹일 수 있는 화목보일러, 전기매트, 각종 다과가 있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사랑방"이라며 "누군가가 이곳에 들어올 때 보다 나갈 때 조금더 행복하다면 그것만으로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눔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며 단순히 재산이 많은 사람보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라며 "이러한 삶이 멋스러운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채 관장이 취미이자 삶인 책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 공직생활을 하며 남는 시간에 책을 열심히 읽어왔다. 그 결과 집에만 7백여 권의 책이 있었다"라며 "책은 지나 보니 삶의 일부였고, 힘들 때마다 내 삶의 방향을 잡아준 등대였다"라고 말했다. 채 관장은 "책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며 "단 한 사람이라도 지혜를 얻을 수 있다면 항상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작은도서관에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책 읽기뿐 아니라 손편지 쓰기와 우리나라 토종인 구억배추 종자를 나누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채 관장은 "2008년 제주도 구억리에서 처음 채종한 뒤 올해들어 문경시 가은읍 오현수 씨가 골라 딴 귀중한 토종씨앗을 알리고자 노력 중"이라며 "손편지 쓰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발전으로 가속화된 세상을 조금 천천히 돌아보자는 의미에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몸을 녹이기 위해 잠시 들려도 무관한 모두의 공간"이라며 "지식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책 도둑이 들어도 언제든 환영"이라고 밝혔다.

채 관장은 지역민에게 수많은 지식을 전하기 위해 행정사나 사회복지사뿐만 아니라 웰다잉·도형심리상담사, 도시농업관리사, 양욕실물관리사, 종자기능사 등 14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최근 그는 명상, 다도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분야를 배우고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곳 작은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는 도서관이 아닌 삶의 지혜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채 나눔작은도서관 관장은 "지역민의 이야기가 흘러넘치고 많은 정보와 자료들이 오가는 내 집 같은 공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지역민과 함께 소통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상 문이 열려있는 작은도서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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