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역사는 언제부터일까? 고고학계에서는 2006년 달서구 월성동에서 발견된 흑요석 재료의 좀돌날 등 1만3천184점의 유물을 통해 그동안 5천 년의 대구 역사를 2만여 년 전으로 끌어올렸다. 이 역사적 실증을 통해 지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달서구라는 사실을 유추해 볼 수도 있다. 2만 년 대구 역사의 소환이었을까? 대구시 신청사 건립 예정지가 작년의 오늘(12월 22일) 달서구(옛 두류정수장 부지)로 결정되었다. 역사가 가장 깊고 살기 좋은 곳으로 신청사 이전지가 결정되었으니 이제 대구는 새로운 시대를 향한 영감 어린 상상력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시청사 이전의 역사는 깊다. 지금으로부터 400여 년 전, 조선시대 경상도를 관할하던 경상감영은 지금의 경상감영공원 터에 자리를 잡았다(1601년). 그 후 대구군, 대구부 행정 체제를 거쳐 대구시로 개칭(1949년)되었고 현재 대구시의회 자리에 시청사가 입지했다. 그 후 현재 위치로 이전(1993년)한 시청사는 드디어 옛 두류정수장 터로 이전(2025년)을 앞두고 있다. 신청사 입지 선정은 투명성, 공정성, 시민 참여 등 숙의민주주의 방식을 통해 확정한 전국 최초 사례라는 의미를 가진다. 아름다운 경쟁을 통해 시민의 손에 의해 선정된 만큼 이제 우리는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고 두류신청사 시대를 설렘으로 준비해야 한다.
지금 대구는 백년대계의 토대가 될 공간구조 전략을 착실히 마련하고 있다. 숙원 사업인 대구공항 이전터를 확정했고, 서대구 고속철도 역사 준공과 구미~경산 광역철도 준공을 앞두고 있다. 또한, 서대구 고속철도 역사와 테크노폴리스, 국가산단을 연결하는 대구산업선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의 동대구 역세권, 신서혁신도시, 수성알파시티 등 동남권 중심 발전에서 벗어나 서부권의 잠자던 성장판을 활짝 열어가며 대구의 균형발전을 위한 틀을 마련하고 있다.
대구시는 현재 신청사 건립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내년 6월 중앙부처의 투자 심사를 거쳐 2023년 1월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달서구에서는 신청사 건립 지원 TF를 구성해 시와 긴밀한 협조 속에 지난 8월에는 신청사 건립 방향 및 주변 지역 개발 발전 전략 연구용역을 진행해 지역 주민, 전문가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 대구의 새로운 백년대계인 만큼 코로나19에 따른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신청사는 대구 시민의 가슴에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도록 두류공원 내에 있는 2·28기념탑을 염두에 두고 2·28민주운동을 이끈 대구 시민정신을 담는 56층(2×28) 쌍둥이 건물로 랜드마크성을 부여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나아가 인근의 83타워, 이월드, 문화예술회관, 그리고 주변 운동시설과 연계해 편리함을 갖춘 시민들의 소통·휴식·문화 공간으로 설계하고, 3곳으로 분리시키는 도로를 지하화해 두류공원 전체와 시청사 부지를 통으로 묶어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일본 도쿄시청의 성공 사례처럼 환경, 디자인, 상징성 등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성이 뛰어난 공공청사로 만들어야 한다.
오늘은 대구의 역사를 새롭게 펼칠 신청사 이전지 확정 1년이 되는 특별한 날이다. 한편 최근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이슈화되기도 하는데 대구의 백년대계인 시청사 이전 계획이 이러한 논리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250만 대구 시민의 염원을 지혜롭게 담으며 위축되어 가는 대구 시민들에게 새로운 자부심은 물론 미래 후손들에게 자랑으로 남을 수 있는 새 시대! 새 역사! '두류신청사 시대'를 뛰는 가슴으로 대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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