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프로야구 시즌 마감 후 '잔칫집'의 주인 격이었던 삼성라이온즈가 이젠 들러리로 내려앉았다.
지난 11일 올해 KBO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정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삼성은 빈손으로 돌아오면서 5년 연속 황금장갑을 들어 올린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삼성은 올해 총 87명의 후보에 각각 10승 이상을 거둬 올린 데이비드 뷰캐넌과 최채흥을 비롯해 김상수, 강민호, 구자욱, 김동엽, 박해민 등 7명이 이름을 올렸지만 무관에 그쳤다.
삼성은 2015년 이후 정규시즌 하위권 팀으로 떨어지면서 상복과도 거리가 멀어졌다. 각종 타이틀 홀더와 정규리그 MVP, 골든글러브 선수들을 배출했던 삼성은 이젠 잔칫상 말석으로 물러났다.
2015년 구자욱을 끝으로 5년째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2000년대 들어서 2005년 오승환, 2008년 최형우, 2011년 배영섭 등 신인왕을 배출해왔다.
올시즌 중반 깜짝 활약을 펼쳐준 김지찬, 박승규, 허윤동, 김윤수 등 신인왕 타이틀 도전에 나선 선수들이 있었지만 기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정규리그 MVP 역시 2001~2004년까지 4년 연속 MVP(이승엽·3회, 배영수·1회)를 배출했던 삼성은 이제 온데간데없다.

투타 모두 최다 안타, 득점, 다승, 방어율, 탈삼진 등 타이틀 홀더 면면에서도 삼성 선수의 이름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올해 주장 박해민이 도루 1개차로 아쉽게 kt 심우준(35개)에게 도루왕 타이틀을 빼앗기긴 했지만 내년에 다시 찾아 올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뒀다.
물론 팀 성적이 침체한 만큼 선수들의 활약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뛰어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은 선수 개인에게도 영광이겠지만 이를 지켜보는 팬들 역시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상을 받으면 덩달아 흥이 나기 마련이다. 삼성은 언제쯤 남의 잔치에서 입맛만 다시는 모습을 탈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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