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태형의 시시각각] ㉘ '신의 한 수' 분리수거로 되살린 가로수 낙엽 퇴비

가로수 낙엽을 퇴비로 활용한 창원시 의창구 동읍 단감나무 밭. 3년째 낙엽을 퇴비로 농사짓는 박갑용(66.왼쪽)씨와 의창구청 환경미화과 청소행정담당 신혜영씨가 밭을 둘러보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가로수 낙엽을 퇴비로 활용한 창원시 의창구 동읍 단감나무 밭. 3년째 낙엽을 퇴비로 농사짓는 박갑용(66.왼쪽)씨와 의창구청 환경미화과 청소행정담당 신혜영씨가 밭을 둘러보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지난 10일 창원시 의창구청 환경실무원들이 가로수 낙엽을 담은 포대를 트럭으로 싣고와 밭에 내리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지난 10일 창원시 의창구청 환경실무원들이 가로수 낙엽을 담은 포대를 트럭으로 싣고와 밭에 내리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창원시 의창구청 환경실무원들이 박갑용(66)씨 단감나무밭에 가로수 낙엽 퇴비를 무료로 전달 후 살포작업을 돕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창원시 의창구청 환경실무원들이 박갑용(66)씨 단감나무밭에 가로수 낙엽 퇴비를 무료로 전달 후 살포작업을 돕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박갑용(66.오른쪽)씨와 의창구청 청소행정담당 신혜영씨가 단감나무 밭에 깐 가로수 낙엽 퇴비를 살펴보고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박갑용(66.오른쪽)씨와 의창구청 청소행정담당 신혜영씨가 단감나무 밭에 깐 가로수 낙엽 퇴비를 살펴보고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창원시 의창구 동읍 단감나무 밭.

열매를 내준 나무 아래로 가로수 낙엽이 수북합니다.

3년째 낙엽을 깔고 농사 짓는 박갑용(66)씨는

이놈이 상일꾼이란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푹신한 이불이 돼 겨울나기를 돕더니

두 손 두 발 다 든다는 잡초도 보란듯이 잠재우고

한여름 뙤약볕에 달아나는 수분도 딱 붙들어

용병으로 부리던 '육군' 제초제도 '수군' 양수기도

실업자 신세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쇠똥과 딩굴더니 미생물을 불러 땅심까지 키우고

마침내 부엽토로, 착한 영양소가 됐습니다.

낙엽 퇴비로 키운 단감(태추)이

올해는 더 맛있다고 소문나 없어 못 팔았습니다.

박씨는 "구청에서 공짜로 얻은 낙엽 덕"이라 했습니다.

"낙엽도 분리수거 해 보자"

의창구청이 수년 실패 끝에 기분 좋은 '사고'를 쳤습니다.

30명의 희망근로자들이 먼저 나서 쓰레기를 줍고,

환경실무원(미화원)이 뒤따라 송풍기로 흙먼지를 털었습니다.

골라낸 쓰레기 양은 전체 낙엽 수거량의 겨우 10%.

탄소자국만 남긴 채 사라졌던, 산더미 같은 가로수 낙엽이

쓰레기 누명을 벗고 이렇게 자원이 됐습니다.

재작년 7천110포, 작년 8천565포, 올해는 1만 포대.

구청은 관내 대부분의 가로수 낙엽을 분리 수거해

퇴비로, 축사 깔개로, 염소 먹이로 무료로 배송중입니다.

낙엽 수매제를 시행중인 제천시가 kg당 300원에 사들인 낙엽포대를 제천산림조합 공터에 모아 정리하고 있다. 낙엽수매제는 산불을 막고, 거리 낙엽도 치우고, 어르신 일자리도 창출해 모은 낙엽으로 친환경 퇴비도 생산하자는 취지로 3년 전부터 시작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낙엽 수매제를 시행중인 제천시가 kg당 300원에 사들인 낙엽포대를 제천산림조합 공터에 모아 정리하고 있다. 낙엽수매제는 산불을 막고, 거리 낙엽도 치우고, 어르신 일자리도 창출해 모은 낙엽으로 친환경 퇴비도 생산하자는 취지로 3년 전부터 시작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돈 주고 낙엽을 사들이는 곳도 있습니다.

제천시가 3년 전부터 시행중인 '낙엽 수매제'.

산자락 낙엽을 긁어 산불을 막고, 거리 낙엽도 치우고,

일자리도 만들자는 취집니다.

단, 쓰레기가 섞인 낙엽은 받아주지 않습니다.

kg당 300원. 폐지(kg당 50원)보단 낫다며 어르신들이

자전거로, 트럭으로 쓰레기를 골라낸 낙엽을 싣고 왔습니다.

내년엔 그동안 썩힌 부엽토로 퇴비도 만들 예정입니다.

낙엽 속 쓰레기에 길이 막혀 곳곳에서 중단된 퇴비화 사업.

결국 돈 들여 소각하는 전국의 애물단지 가로수 낙엽….

"분리수거했더니 낙엽도 훌륭한 자원"

창원 의창구·제천시가 무릅을 친 '신의 한 수'였습니다.

한 어르신이 며칠간 모은 낙엽 포대를 트럭으로 제천산림조합에 싣고와 계량 후 하역장으로 옮기고 있다. 그는 폐지 줍기보다 돈벌이가 좋다고 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한 어르신이 며칠간 모은 낙엽 포대를 트럭으로 제천산림조합에 싣고와 계량 후 하역장으로 옮기고 있다. 그는 폐지 줍기보다 돈벌이가 좋다고 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한 어르신이 제천산림조합으로 가져 온 낙엽 포대를 하역장으로 옮기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한 어르신이 제천산림조합으로 가져 온 낙엽 포대를 하역장으로 옮기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제천 명지초등학교 배움터 지킴이 정도관(74)씨가 학교 주변을 청소하며 모은 낙엽을 수매한 계량증명서.정씨는
제천 명지초등학교 배움터 지킴이 정도관(74)씨가 학교 주변을 청소하며 모은 낙엽을 수매한 계량증명서.정씨는 "청소도 하고 모은 돈으로 손자와 학교 아이들에게 과자 사주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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