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9시 30분 예배를 앞둔 대구 수성구 A교회 입구 유리문은 '코로나19로 외부인 출입금지', '체온 체크 및 출입명부 작성 후 입장' 등 각종 경고문구로 뒤덮여 있었다. 일요일 오전이면 이중주차까지 해야 할 정도로 가득 차던 교회 주차장에도 빈 공간이 보였다.
해당 교회는 출입명부도 기존 3개에서 6개로 늘렸다고 했다. 대기줄이 길어질 경우 감염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교회 1층에서 운영하던 카페도 이날은 문을 닫았다.
예배당에도 긴장감이 느껴졌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최대 6명까지 앉을 수 있는 긴 의자에는 두 사람만 앉을 수 있었다. 신도들은 '또 집단감염이 터지면 우리가 욕먹는다', '지금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대화를 주고받으며 떨어져 앉았다. 담임목사는 예배 도중 '예배를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방역수칙을 잘 지켜달라', '예배당에서 나갈 때 간격을 유지해 퇴장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구 달성군 영신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첫 일요일, 대구 지역 교회들은 긴장 속에 예배를 진행했다. 상당수 교회가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예배를 진행했지만 예배를 마친 신도들이 인근 식당가로 몰리면서 방역수칙 준수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A교회 관계자는 "이틀 전 영신교회 소식이 들리자마자 신도 전원에게 당분간은 집에서 예배를 봐도 괜찮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예배보러 온 신도도 지난주보다 30% 정도 줄었다"며 "교회 차원에서도 집단감염이 일어나면 타격이 정말 크다. 지금은 행사나 청년부 소모임 등 다른 활동은 중단하고 예배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에서 감지되는 긴장감과는 별개로 종교시설 방역수칙 자체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대구 수성구 한 교회 근처 식당과 카페 자리 대부분은 오전 예배를 마치고 몰려든 신자들이 차지했다. 일부 식당에는 대기줄마저 늘어서 예배 동안 지켜온 방역지침을 무색케 했다.
해당 교회 신도 신모(56) 씨는 "교회에서도 웬만하면 바로 집으로 가라고 안내했지만 친구들을 보니 그게 안된다"며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교회는 식당까지 문을 닫았지만 사실 주변 가게가 뻔히 있는 상황에서 방역수칙이 큰 소용이 있겠나 싶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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