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에 코로나19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한 지난 11일 개신교 신자인 김병근(38) 씨는 자신이 가입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오가는 대화를 보고 그날 하루종일 말문이 막혔다. 이날 대구 영신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자 "교회에 다니는 사람과는 인연을 끊어야겠다"며 신도들을 대놓고 비난하는 말들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김 씨는 "내가 코로나19를 퍼트린 것도 아닌데 이런 말들을 들으니 교회 신자라고 말하기가 겁이 났다"며 "이런 시기에는 그저 몸사리고 있는 게 상책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사람들의 불안감은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로 번지고 있다. 특히 비대면 공간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교회와 확진자에 대한 비난, 욕설이 퍼지고 있다.
트위터 등 SNS에 '교회'라는 단어가 포함된 내용을 보면 "삶을 지탱해야 하는 생계의 현장은 문을 닫게 하면서 왜 교회는 문을 못 닫게 하는 거냐", "예배 강행한 목사들을 모조리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과격한 표현이 등장하기도 한다. 심지어 예수가 등장한 그림을 이용한 패러디물도 있다.
교회에서 발생한 확진자에 대해서도 비난이 이어졌다. 몇몇 네티즌들은 특정 교회 교인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기사 댓글로 "전부 민폐", "자신의 만족과 욕심 채우려다 괜히 죄없는 사람까지 싸잡아 죄인 만들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한 개신교 신자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긴 개신교 신자들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이런 식으로 여론이 흘러 낙인 찍는다고 뭐가 달라지겠나"라고 말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한 관계자는 "한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모든 교회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라며 "시민들의 걱정과 달리 거의 모든 교회에서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으며, 이번 확산을 계기로 연합회 차원에서 다시 지침 준수를 강조하는 공문을 각 교회로 내려보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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