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 카페는 포장, 예천엔 매장 이용?…거리두기 '혼란'

안동시 경북형→정부형 격상…식당 영업 밤 9시까지로 제한
안내 없어 업주·손님들 불만…포항도 2단계 강화 전격 시행
상인들 "아침에 문자 받았다. 장 본거 버려야 한다"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방역지침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방역지침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들이 저마다 발령하는 '사회적거리두기 단계'를 두고 불만이 만만찮다. 단계들이 너무 많고 복잡한 데다 세부 방역지침에 대한 홍보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시민과 현장에서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시는 경북에서는 처음으로 14일 0시를 기준으로 '경북형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를 '정부형 2단계'로 강화했다.

하지만 이날 안동 시내에서는 이 조치가 제대로 홍보가 안 돼 혼란스러워하는 시민과 상인이 많았고, 지침을 거스르는 영업행위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경북형에서 정부형으로 격상되면서 달라지는 가장 대표적인 방역 지침은 식당 영업이 '밤 11시'에서 '밤 9시'까지로 당겨지고, 카페 영업은 '9시 이후 포장·배달 영업'에서 '매장 영업 금지·9시까지 포장·배달 영업'로 바뀐다.

안동시 옥동에 있는 카페 운영자들은 이런 조치 변화에 불만을 터트렸다. 안동시 등에서 공문이나 안내장, 공무원 현장 방문 등 아무런 홍보 없이 시행됐다는 것이다.

한 카페 운영자는 "매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설명해서 돌려보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카페도 매장 내 손님들에게 마스크를 쓰고 대화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차별적 영업제한 조치는 형평성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카페나 가게도 밤 9시가 훨씬 넘기고도 간판 불을 끄는 편법을 쓰며 영업 행위를 이어갔다.

옥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A(57) 씨는 "거리두기 단계가 너무 복잡해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경북형과 정부형 차이점이 뭔지 주변 식당 주인이나 손님들도 헷갈려 한다"고 했다.

경북도청 신도시는 상황은 마찬가지다. 안동과 예천 행정구역이 다른 두 지자체가 하나의 신도시로 묶여 있어 업장마다 영업 방침과 시간 등이 달라 현장에서는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안동시는 정부형 2단계로 강화한 반면 예천군은 경북형 2단계를 유지하고 있어 구역마다 방역 조치가 다른 것이다.

한 주민은 "경계선을 두고 행정구역이 다르다보니 불과 몇 m를 사이에 두고 방역지침도 다르다"며 "도로 하나를 두고 안동쪽 카페는 포장을 해야 하고 예천쪽 카페는 매장 이용이 가능한 웃지 못한 상황도 벌어진다"고 말했다.

안동에 이어 15일 0시부터 '포항형 2단계'로 강화된 조치를 전격 시행한 포항시도 당분간 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어떤 부분은 정부 지침보다 엄격하고 어떤 부분은 정부 지침보다 느슨하다.

국공립시설은 아예 운영을 중단하고 결혼식장 장레식장의 인원도 정부 사회적거리 2단계 100명에서 50명으로 낮췄다. 노래연습장 실내스탠딩 공연장은 경북형 사회적거리 두기 2단계의 밤 11시 이후 운영 중단을 밤 9시 이후 운영 중단으로 강화했다.

하지만 식당·카페의 경우 정부 거리두기 2단계 지침에서 카페는 오직 포장과 배달만 허용되고 음식점은 밤 9시 이후 포장 배달 허용이지만, 경북형은 카페·음식점을 묶어 밤 11시 이후 포장과 배달만 허용된다. 포항은 밤 9시 이후 포장 배달만 허용했다. 카페의 경우는 정부지침보다 경북이나 포항이 느슨한 셈이다.

포항시는 갑작스럽게 취해진 조치에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식당·술집 등 영세 상인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15일 0시부터 시작인데 상인이 포항시로부터 받은 안내문자는 15일 오전 10시에 발송됐다.

포항 북구 양덕동 한 술집 상인은 "어제 장사를 위해 장을 봐 둔 것 다 버려야 한다. 물론 급박한 사정은 이해하지만 하루, 이틀 정도는 시간을 줄 수도 있지 않느냐"며 "오후 7~8시 손님이 오기 시작하는데 오후 9시로 영업 제한이 걸리면 장사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 남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신문, 방송, 인터넷에서 계속 코로나19에 대해 떠들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가 문자를 받고서야 알았다. 지역 별 편차에 따라 다양한 지침이 나올 수는 있지만 정부와 경북 전체, 포항마다 지침이 다르니 너무 헷갈린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방역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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