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성장 장기화 시대에 코로나 한파까지 겹치면서 국가 최대의 경제 위기 상황이 도래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막대한 유동 자금은 부동산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대구도 수성구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 곡선이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다. 아파트 값이 앞으로도 오를 것이란 전망과 고점을 찍고 하향할 것이란 전망이 혼존하는 형국이다. 지역 건설업 경영인들은 어떤 전망과 해법을 갖고 있는지, 매일신문이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본다.
인터뷰의 첫번째 주자로, 창업 63년을 맞는 건설 명문기업 화성산업의 이홍중 회장이 선정됐다. 그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 해법의 핵심 '공급'이다. 대구는 포화 상태인 수성구 개발을 지양하고 서구와 북구 등 분산 발전이 중요하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대구 건설업의 현재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가.
- '미친 집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상 과열이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이 같은 현상은 장기적으로 볼 때 건설업계에도 도움되지 않는다. 분양이 잘되니 당장의 문제는 없겠지만 현재 집값에는 거품이 끼었다고 본다. 그렇기에 열기가 식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건설사의 원자료는 땅과 택지인데, 땅 값이 먼저 올라버리니 사업하는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런 식이면 집 지을 땅 구하기가 자꾸 힘들어지게 된다.
▶요동치는 부동산 시장의 해법은 뭐라고 생각하나.
- 결국은 공급이다. 신도시 정책도 수도권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고, 대구도 지역 내에 공급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 중심지만 과열현상이 나타날 뿐, 벗어나면 미분양 많다. 필요한 지점에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공급도 계획적이어야 한다는 말인가.
- 공급은 총량의 문제가 아닌 필요한, 적재적소에 대한 공급이 중요하다. 수요에 따른 공급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수성구만 발전하라는 것 아니다. 대구도 평준화할 필요가 있다. 서구 쪽도 발전하는 추세다. 균형 있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발전시켜야 한다.
▶회사 차원에서 분산 공급 계획이 있나.
- 서대구, 북구 쪽에 분양을 늘리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곳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도시기반 시설, 좋은 시설들을 유치해야 한다.
▶북구의 옛 도청자리 활용이 중요하다는 말인가.
- 도청자리에 아파트 짓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북구에도 수성구처럼 주민생활을 위한 편의시설 문화시설이 필요하다. 그런 생활 여건이 마련될 때 아파트가 따라가는 것이지, 아파트가 주도하는 것은 곤란하다.
▶수성구를 기피하는 이유는.
- 수성구는 가만히 놔둬도 알아서 잘 발전할 수 있는, 이미 과밀화된 곳이다. 수성구 정도의 매력이 있도록 다른 구를 발전시키면 사람들이 몰려들고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
▶ 올해 건설 업계를 복기한다면.
- 그나마 주택 분양이 잘돼 만회는 했지만. 대구의 주택건설은 외지 비중이 너무 크다는 게 문제다. 타지 업체의 수주 비율이 80% 정도 되는 듯하다. 공공부문 건설은 50% 이상 지역업체가 참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민간부문에는 그런 제한이 없다. 메이저 대기업에 대한 선호가 많아서 대기업이 시공사로 선정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화성산업은 향토기업으로 나름의 노하우가 있지 않나.
- 지역에 맞게 디자인할 수 있고. 더 책임감 있게 시공할 수 있다. 건설 기술 자체는 대기업이나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향토기업이 그 지역에서는 더 잘할 수 있다. 평면, 남향 선호, 각종 부대 시설, 조경, 커뮤니티 등 지역민이 원하는 환경을 누구보다 잘 구현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맹목적인 대기업 선호 분위기만 없으면 우리가 못할 것 없다.
▶앞으로의 건설업 전망은?
- 내년까지는 괜찮겠지만 더 새롭고 편리한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아파트에 대한 선호는 있을 수밖에 없다. 첨단 기술, 정보통신관련 기술이 아파트에 계속 접목되니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를 나무랄 일은 아니다. 시장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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