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분주한 대구 선별진료소…'영신교회 감염' 후 하루 3천명 검사

"예약해도 강추위 속 30분 대기"…의료진도 쉴 틈 없어

15일 오전 강추위 속에 대구 수성구보건소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15일 오전 강추위 속에 대구 수성구보건소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15일 오전 10시쯤 대구 수성구보건소 주차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영하의 추위 속에 10여 명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대기자들을 위해 보건소 측이 전열 기구를 마련했지만, 체감기온 영하 10도의 추위를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대구 기온은 오전 7시쯤 -7.4℃였고, 최고기온도 영하를 기록하는 등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대구지역 선별진료소마다 코로나19 검사가 폭증하면서 사람들은 추위에 떨었고, 의료진과 행정 인력들은 몰리는 업무에 일손이 모자라 허덕였다.

최근 무더기 확진자가 나오면서 검사 건수가 급증했다. 대구지역 보건소 선별진료소 기준 7일 1천356명이던 검사자 수는 대구영신교회 집단 감염이 발생한 11일 3천58명으로 늘었다. 이후 12~14일 하루 검사자가 2천300~2천800명 수준을 유지했다.

감염자가 나온 체육시설을 이용한 초등학생 두 자녀와 함께 진료소를 찾은 수성구 30대 여성은 "아이가 혹시 감염됐을 수 있어 불안한 마음에 오전 일찍 검사받으러 왔다"고 했다. 최근 지인의 결혼식에 다녀온 수성구 만촌동 20대 여성은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오고 간 시설을 다녀온 터라 걱정돼 진료소를 찾았다"고 했다.

남구보건소에도 오전부터 시민 20여 명이 붐볐다. 5분 간격으로 한두 명이 검사했지만 기다리는 줄은 길어졌다. 강추위 탓에 몸을 한껏 움츠린 검사자들은 저마다 추위와 싸우고 있었다. 귀는 이미 새빨개졌고 핫팩으로 얼어붙은 볼을 녹이기도 했다.

A(78) 씨는 "40여분 정도 기다렸다. 예약 시스템이 있는지 모르고 그냥 무턱대고 왔더니 한참을 기다렸다. 따뜻한 대기실을 만들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보건소 의료진도 고충을 호소했다. 남구보건소는 의료진 10명이 한 팀을 이뤄 1시간 간격으로 교대 근무를 하지만 몰려드는 검사자들로 금방 탈진할 정도였다. 검사 여부를 묻는 상담 전화가 쉴 틈 없이 걸려 왔고, 이를 상담사 4명이 감당했다.

동구보건소를 방문한 B(41) 씨는 "예약했는데도 30분 가량 기다려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가족들도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날이 워낙 추워서 걱정"이라고 했다.

동구보건소 관계자는 "방문 진료를 하던 의사들도 전원 현장에 투입됐다. 현장 업무뿐 아니라 검사 문의와 예약까지 소화하려면 평소 업무는 손대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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