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에 더 추운 겨울…기부·모금 '찬바람', 온정도 '꽁꽁'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액 전년 동기 대비 50% 줄어, 봉사자도 뚝
연탄봉사 나선 단체도 지난해 80곳에서 올해 36곳으로, 수급자 타격
사랑의 열매 온도탑은 전년 수준 "연말 맞아 지갑 닫지 않을까 걱정"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연말연시 불우이웃을 위한 온정의 손길마저 얼어붙고 있다. 15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구세군 자선봉사자가 성금 모금을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연말연시 불우이웃을 위한 온정의 손길마저 얼어붙고 있다. 15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구세군 자선봉사자가 성금 모금을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16일 오후 1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광장. 구세군 자선냄비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고 있지만 자선냄비 곁으로 가는 시민들은 찾기 어려웠다. 대부분 시민들은 몸을 잔뜩 움츠린 채 고개를 숙이고 자선냄비 옆을 지나쳤다.

정승영 구세군 사관은 "짧으면 30분, 길면 1시간 정도 간격으로 시민들이 자선냄비를 찾는다.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무엇보다 거리에 사람 이 아예 없다"고 했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거리 자선모금·봉사활동에 나서는 손길이 부쩍 줄었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물론 연탄 봉사 등에 참여자들의 발걸음이 뚝 끊긴 것이다.

구세군대구경북지방본영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구 자선냄비 모금액은 전년 대비 50% 줄었다. 모금소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동성로, 동대구역 등 12곳에서 운영 중이지만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유동인구가 뜸해지면서 모금액도 급감했다. 자선냄비 자원봉사자 모집도 하늘의 별 따기다. 자원봉사는 정부 거리두기 방침으로 2인 1조에서 1인 1조로 축소해 진행하지만 봉사 신청 건수는 지난해보다 30~40% 줄었다.

연탄으로 겨울을 견뎌야 하는 이웃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사랑의연탄나눔운동 대구경북지사 관계자는 "보통 12월 연탄 봉사에는 80여 개 단체가 참여했지만, 올해 12월엔 36개뿐이다. 연탄 봉사도 예년 이맘때쯤 예약이 모두 차지만 내년 1, 2월 단 두 팀만 예약했다"며 "기부 연탄은 지난해 11, 12월 9만7천 장에서 올해 5만 장으로, 연탄 수급 가구도 지난해 300가구에서 160가구로 줄었다"고 했다.

지난 1일 출범한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사랑의 열매)의 '희망2021 나눔 캠페인' 사랑의 온도탑 역시 우려스럽긴 마찬가지. 올해 상반기부터 코로나19 성금 기부 행렬이 이어졌기에 연말에는 시민들이 지갑을 닫을 가능성이 크다. 16일 기준 사랑의 온도탑은 전년 동기 20.4도에 조금 못 미치는 19.6도를 기록하고 있다.

대구 사랑의 열매 관계자는 "사랑의 온도탑은 법인 기부금이 전체 기부의 60%를 차지한다. 하지만 올해는 많은 단체들이 상반기부터 기부 행렬을 이어가며 예산을 소진해 연말 기부가 이어질지 우려스럽다"며 "대구시민에게 '나눔 DNA'가 있는 만큼 위기 극복을 위해 한마음으로 힘을 합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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