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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추미애 사의 표명? 靑이 토사구팽 한 것"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매일신문DB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매일신문DB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결정 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실은 청와대로부터 '팽'당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진 전 교수는 1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추미애가 토사구팽 당할 것이라는 얘기는 오래 전에 여기서 이미 한 적이 있다"며 "살수(殺手)는 그 일을 거행하는 순간 효용이 끝나는 것이고 그러니 '팽'은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토사구팽은 '사냥하러 가서 토끼를 잡아 사냥개의 쓸모가 없어지면 개를 삶아먹는다'는 뜻이다. 필요할 때 요긴하게 써 먹고 쓸모가 없어지면 가혹하게 버린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진 전 교수는 "근데 토끼가 안 죽었다. 개만 죽게 된 것"이라고 표현했다. '토끼'는 윤석열 검찰총장, '개'는 추미애 장관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그는 "거사를 위한 예비작업에서 3전 3패를 하는 바람에, 겨우 뒷다리만 물었다가 다시 놔주어야 했다"며 "하지만 청와대가 개를 풀어 토끼를 죽이려 한다는 소문이 나버렸다. 그러니 대통령이 '그 책임은 네가 다 짊어지고 이쯤에서 물러나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와대에선 "결단에 깊은 존경"을 보낸다고 공치사를 했는데 어떤 식으로든 추에게 물러나라는 뜻을 전했고, 추가 결국 그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였다는 얘기"라며 "거기서 추가 못 물러나겠다고 버티면 아주 피곤해진다. 권력의 뜻이 아니라면, 사표를 반려했을 테고, 아예 보도도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추미애 장관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에 대해선 "하나는 손에 피가 묻은 '살수'는 지지율 관리에 도움이 안 된다. 40% 콘크리트 지지를 깨뜨리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게 추(미애 장관)이다"며 "다른 하나는, 사안을 추미애와 윤석열의 개인적 갈등으로 바꿔 놓고 '추가 물러났으니 윤도 물러나라'고 압박하려는 기동"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진 전 교수는 "윤 총장도 대단한 검객이에요. 당정청에 어용언론과 어용단체, 대깨문이 집단으로 난도질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땅에 떨어진 건 최악과 차악 두 장관의 모가지"라며 "버티세요. 다음 자객으로 신임장관을 보낼지, 공수처장을 보낼지 알 수 없지만, 마저 베고 해트트릭 하자"고 덧붙였다.

다음은 진중권 페이스북 글 전문.

최악과 차악 두 장관의 목을 벤 사내
추미애가 토사구팽 당할 것이라는 얘기는 오래 전에 여기서 이미 한 적이 있지요.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살수(殺手)는 그 일을 거행하는 순간 효용이 끝나는 겁니다. 그 일을 시킨 사람들도 그의 손에 묻은 피가 자신들에게 옮겨 묻는 것을 원하지 않거든요. 그러니 '팽'은 예정되어 있었던 겁니다.
근데 토끼가 안 죽었어요. 개만 죽게 된 거죠. 거사를 위한 예비작업에서 3전 3패를 하는 바람에, 겨우 뒷다리만 물었다가 다시 놔주어야 했던 겁니다. 하지만 청와대가 개를 풀어 토끼를 죽이려 한다는 소문이 나버렸죠. 그러니 대통령이 '그 책임은 네가 다 짊어지고 이쯤에서 물러나라'고 한 겁니다.
청와대에선 "결단에 깊은 존경"을 보낸다고 공치사를 했죠? 어떤 식으로든 추에게 물러나라는 뜻을 전했고, 추가 결국 그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였다는 얘기예요. 거기서 추가 못 물러나겠다고 버티면 아주 피곤해지거든요. 권력의 뜻이 아니라면, 사표를 반려했을 테고, 아예 보도도 되지 않았겠지요.
그가 물러나야 할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손에 피가 묻은 '살수'는 지지율 관리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 40% 콘크리트 지지를 깨뜨리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게 추잖아요. (이 점에 대해 우리 모두 그에게 깊이 감사해야 합니다. ) 그를 옆에 둔채 내년 보궐선거를 치를 수는 없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사안을 추미애와 윤석열의 개인적 갈등으로 바꿔 놓고 '추가 물러났으니 윤도 물러나라'고 압박하려는 기동. 우리 국이가 벌써 바람잡고 있죠? 추는 깔끔히 물러났는데, 윤석열은 뭐 하냐고. 한겨레신문도 벌써 자락을 깔기 시작했고, 앞으로 민주당 의원놈들이 바람을 잡을 겁니다.
그러고 보면 윤 총장도 대단한 검객이에요. 당정청에 어용언론과 어용단체, 대깨문이 집단으로 난도질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땅에 떨어진 건 최악과 차악 두 장관의 모가지.(누가 최악이고 누가 차악인지는 취향에 따라 선택하세요) 그게 다 허위와 꼼수를 이기는 진실과 원칙이라는 칼 덕분입니다.
버티세요. 다음 자객으로 신임장관을 보낼지, 공수처장을 보낼지 알 수 없지만, 마저 베고 해트트릭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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