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2020년이 저물어 간다. 난생처음 겪은 코로나의 대유행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쳐 나와 이웃의 관계는 물론 생활방식까지 모두 바꿔버리는 대변혁을 일으켰다. 따라서 올 연말은 나와 이웃의 안전을 위해서 몸은 멀리 마음만은 가까이 각자의 자리에서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한다. 사람의 온기가 더욱 그리워지는 요즈음 백 마디 말보다 큰 위안을 주는 음식 이야기로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한 당신께 건강한 회복의 기운을 전하고 싶다 .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어오면 더욱 우리의 입맛을 돋우는 식품이 쫄깃한 식감의 조개류다.특히 제철을 맞은 꼬막은 겨울 바다의 힘과 갯벌의 영양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영양학적으로 우수하고 가격도 저렴해 놓치기 아까운 음식이다. 꼬막의 영양학적 효능은 익히 알려져 있는데 고단백 저지방의 알칼리성 식품으로 소화 흡수력이 우수해 노약자의 영양식이나 병후 회복식으로 좋다. 단백질의 성분으로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무기질과 비타민 또한 풍부하여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에도 좋고 철분과 비타민 B12가 들어있어 빈혈 예방에도 좋다.
꼬막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베타인과 타우린 성분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고 간의 독성을 해독하는 숙취 해소 능력도 뛰어나 술안주는 물론 숙취 해소에도 좋다. 다른 해산물과 달리 조갯살에 글리코겐이 함유되어 있어 단맛도 나는 꼬막은 전남 보성, 벌교, 통영, 순천 일대가 주요 산지이다. 벌교의 참꼬막은 모래가 섞이지 않은 갯벌에서 자라 옛날부터 제사상에도 반드시 올렸을 정도로 즐겨 먹었으며 현재는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할 만큼 유명하다. 꼬막의 종류에는 참꼬막과 새꼬막, 피꼬막이 있다.

꼬막 중에서도 가장 맛이 좋은 참꼬막은 껍질에 팬 골의 수가 20개 정도로 모양이 둥글고 표면에 털이 없으며 살이 노랗고 맛이 달다.새꼬막은 대부분 갯벌이 아닌 바다 한가운데에서 그물로 쓸어 담아 잡는데 참꼬막보다 맛이 떨어지고 입안에서 약간 미끄러운 식감이 들며 표면에 털이 나 있다. 대신 새꼬막은 가격이 싼 편이어서 주로 삶아서 양념해서 즐겨 먹을 수 있다.
피꼬막은 크기가 20cm 정도로 크고 조갯살에 헤모글로빈이 함유되어 있어 붉은색을 띠고 발라내면 피가 배어 나와 피조개라고 한다. 피조개는 양식한 것이 자연산보다 맛이 뛰어나 더 인기가 많다. 꼬막을 고를 때는 냄새가 없고 빛깔이 윤기가 있으며 껍질이 깨지지 않으면서 울퉁불퉁한 물결무늬가 있는 것이 좋다. 구매 후 즉시 한 번에 조리하는 것이 가장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알맞게 삶아서 껍질째 열흘 정도 냉동 보관이 가능하다.
하지만 제철의 맛과 바다 기운을 받기 위해서는 구매 즉시 먹는 것을 권장한다. 꼬막을 활용한 요리는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요리법은 꼬막 채소 무침이다. 왜냐하면 꼬막과 음식궁합이 잘 맞는 마늘과 미나리가 듬뿍 들어가 맛뿐만 아니라 영양성분의 상승작용에도 매우 유용한 요리이기 때문이다. 마늘은 비린내 제거와 함께 알리신 성분이 꼬막의 비타민 B1과 만나 알리티아민 성분을 생성해 기력회복과 피로 해소에 아주 좋다.
해독작용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미나리는 꼬막과 함께 섭취 시 꼬막에 들어 있는 해독성분들과 만나 그 영양이 배가되어 숙취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낸다. 따라서 갯벌의 영양과 바다의 힘을 가득 담은 꼬막과 땅의 영양과 태양의 힘을 가득 담은 채소가 갖은양념으로 버무려져 소면과 함께 담아내어 진 꼬막밥상은 그 누구라도 이 연말에 위로받을 만할 것이다.

푸드스토리텔러 노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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