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만 해도 활발히 등산과 산악동호회 활동을 했던 A(61)씨는 어느날 무릎 통증이 심해지며 골관절염 진단을 받은 뒤 모든 레포츠 활동을 그만뒀다. 이후 증세는 점점 악화돼 자꾸 다리가 O자로 휘면서 앉고 일어설 때조차 '아구구구~' 신음을 달고 살 정도다.
'골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으로도 불리는 무릎 관절염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다. 관절 연골과 주위 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국소적인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는 질환으로, 중년 또는 노년층에 흔히 나타난다. 특히 다리 정렬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오다리로 알려져 있는 뼈의 변형도 흔히 동반된다.

◆골관절염 어떻게 확인할까
골관절염 증상은 갑자기 발생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점진적으로 증세가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가벼운 정도의 동통이 가장 흔하며, 강직되고 부기가 생겨 무릎 관절을 굽히고 펴는데 어려움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활동 후에 통증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걷거나 뛸 때 심해지며, 안정 시에는 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간혹 어느 정도 좋아졌다가 다시 나빠지는 간헐적인 경과를 보이기도 한다.
골관절염 진단을 위해서는 무릎의 붓기나 동통, 운동범위 및 걷는 모습 등에 초점을 맞춰 신체 검진을 시행하게 된다. X-선 검사는 다리 정렬의 변형, 관절 간격의 감소와 골극의 생성 등을 관찰할 수 있으며, 그 외에 관절액 검사, 피검사와 MRI 등을 이용해 염증성 질환 등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할 수도 있다.
관절 연골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골관절염의 진행을 완전히 정지시킬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아직 없다. 이 때문에 통증을 덜어주 주고, 관절의 기능을 유지시키며, 변형을 방지하는 것을 치료 목표로 하는 한편, 환자에게 질병의 성질을 이해하도록 해 정신적인 안정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변형이 이미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적으로 교정하고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는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눠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않는 운동 범위를 조금 더 넓혀 줄 수 있다.
◆증상에 따라 치료법 적절히 선택해야

골관절염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으로는 달리기, 쭈그려 앉기, 양반 다리 등 무릎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피하고 체중을 줄이는 등의 생활 습관의 교정이 필요하다. 체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관절이 받는 부하가 상당히 감소해 통증을 줄일수 있다. 관절을 따뜻하게 찜질해주는 것도 증상을 완화시키고 강직을 개선해준다.
운동을 통해 하지 근력을 강화시키고, 관절 운동 범위를 증가시키며 관절의 유연성을 차츰차츰 높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허벅지 앞쪽의 대퇴 사두근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중요한데 수영 등 저충격 유산소 운동도 좋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동반해야 한다. 보통 진통제와 비스테로이드성 항소염제 등을 사용하게 된다. 무릎 관절 내에 스테로이드나 히알루론산 등의 주사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지만, 반복적인 주사는 피해야 한다.
이렇게 해도 관절의 운동 범위가 자꾸 좁아지고 통증이 심각한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 때는 환자의 나이와 기대활동 수준, 골관절염의 정도, 하지 정렬 상태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선택하게 된다.
먼저 관절 내시경 수술을 통해 손상된 반월연골판을 부분 절제하거나, 유리체의 제거, 손상된 연골의 성형술 등을 시행하는 관절경적 세척술 및 변연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2일부분에만 골연골의 손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건강한 부위의 관절연골을 채취해 연골세포를 체외 배양한 후 이를 관절연골 결손부위에 이식하는 자가 연골 세포 이식술이나, 체중부하가 덜한 부위에서 골연골을 채취해 이식하는 자가 골연골 이식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60세 미만의 비교적 젊고 비만하지 않은 환자의 경우에는 절골술을 통해 휘어진 다리 정렬을 바로 잡아줌으로써 통증을 줄이고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을 늦춰줄 수 있다.
60세 이상으로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는 인공관절 치환술(부분 치환술 혹은 전치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손상된 관절은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는 방법이다. 이 중 가장 많이 시행되는 슬관절 전치환술은 15~20년 장기 추시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수술 후 통증개선과 기능 회복에도 좋은 결과가 증명되었다.
김희준 경북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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