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맞이 특수 기대하던 동해안 숙박업·식당 예약 줄취소

해맞이 특수 아예 실종 "반짝 특수 기대했는데 눈 앞이 캄캄"
"환불 조치시 과연 누가 보상해주나" "지역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조치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호미곶해맞이광장에서 해맞이객들이 일출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DB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호미곶해맞이광장에서 해맞이객들이 일출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DB

정부가 22일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하자 '해맞이 특수'를 기대하던 경북 동해안 상인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번 조치로 숙박업소의 잇따른 취소가 우려되면서 명소 주변 상가들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포항시 남·북구청 등에 따르면 새해까지 일출명소지역(북구 영일대해수욕장·남구 호미곶 등)의 펜션예약률은 현재 약 70% 수준이지만 향후 정부의 정원 50% 제한이 구체화되면 줄취소가 예상된다.

포항 호미곶이나 구룡포 등 해맞이 명소 주변 숙박업소 업주들은 잇따르던 예약 관련 문의가 이날 오후부터 뚝 끊겼다고 했다.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한 게스트하우스 업주는 "원래 이맘 때면 일출명소인 동해안 일주도로를 여행하는 도보 관광객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예약은커녕 문의 전화도 없어 새해 휴일기간에 아예 문을 닫을 생각"이라고 했다.

포항 북구 송라면에서 펜션을 운영 중인 A(43) 씨는 "방을 예약하려는 문의는 아예 사라졌고 방을 이미 예약한 손님 중에는 승용차에서 내리지 않고 일출을 보거나 해안가를 즐길 수 있는 관광 코스 등을 문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숙박업소들은 예년과 달리 올해 예약이 낮은 상황에서 이번 정부 조치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안오곤 울진군민박협회장은 "대부분 숙박업소가 연말에 반짝 대목 영업을 하는데 코로나 상황이 악화돼 예약이 줄거나 취소돼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관광명소 폐쇄 방침까지 내려 눈 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호텔 상황도 마찬가지다. 경주의 대표적인 특급호텔인 힐튼경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예약율이 95%를 웃돌았으나 올해는 30일 31%, 31일 40% 정도에 그쳤다.

호텔 관계자는 "연말연시 예약률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며 "향후 정부의 방역 수칙 강화 영향에 따른 취소 사례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일부 업주들은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영덕의 한 펜션 업주는 "환불 조치할 경우 과연 누가 보상해주나. 연말연초 장사로 먹고 사는데 너무 당황스럽다. 지역별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조치가 아니냐"고 했다.

식당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5인 이상 모임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가족이나 친구 등 소규모 모임으로 잠시나마 특수를 기대했던 식당 상인들은 허탈감을 드러내고 있다.

경산의 한 식당 주인은 "가뜩이나 코로나 19로 어려운 상황에서 성탄절과 연말연시 특수라도 기대했는데 이번 정부 조치로 예약 취소가 이어지지 않을까 한숨이 나온다"며 "정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다"고 말했다.

영덕 강구면 대게상가 주인은 "지난 주말 외지에서 대게를 먹으러 온 손님들이 많았다. 아마 영덕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며 "하지만 이번 조치로 코로나19 발생과 관계없이 손님이 확 떨어질까 조마조마하다. 갈수록 비싸지는 대게를 사놓지 않을 수도 없고 참 답답하다"고 했다.

정부의 발표가 있었으나 일선 시·군에 아직 명확한 지침이 나오지 않아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많았다.

경산의 다른 식당 업주는 "정부의 방침에 대해 시에 문의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면서 "연말 예약을 했던 손님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나 예약을 취소해야 할지 그대로 가야 할지 명확한 답변을 못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에 8명의 부부 모임을 예약했다는 한 기업인은 "예약했던 식당에 정부 방침에 대해 확인했으나 업주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단 상황을 지켜본 뒤 예약취소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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