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언제쯤 동계 프로 스포츠 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대구에서는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가 2011년 6월 '야반도주'하면서 겨울 프로 스포츠의 명맥이 끊어졌다.
대구시민들은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 원년 멤버인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를 통해 겨울 스포츠 관람 욕구를 해소했다. 오리온스는 대구시민들을 울고 웃게 했으며 돌이킬 수 없는 분노를 남겼다.
프로농구 1998-1999 시즌 북구 산격동의 대구체육관을 전용구장으로 삼은 오리온스는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악의 사례로 꼽히는 32연패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구시민들은 해당 시즌 관중 동원 5위(전체 10개 구단)를 기록하며 오리온스를 성원했다.
대구 팬들의 충성심에 오리온스는 2001-2002 시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우승하며 통합 챔피언에 등극했고 2002-2003 시즌에도 정규리그 우승, 플레이오프 준우승으로 팬들에게 보답했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2011년 6월 14일 새벽 대구체육관 내 사무실의 짐을 빼 고양으로 도주했다. 기자는 당시 "오리온스가 새벽에 이사하고 있다. 이상한 분위기가 돈다"는 체육관 관리인의 제보 전화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오리온스가 떠난 후 대구에서는 스포츠 팬들의 겨울 함성이 사라졌다. 핸드볼 코리아 리그를 통해 컬러풀대구(대구시청) 여자 핸드볼팀을 응원하는 게 전부였다.
최근 대구에 동계 프로 종목을 유치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부 종목 관계자들의 요청에 대구시가 현황 파악에 들어갔다. 지역 농구인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대구시는 농구인들의 프로구단 유치 요청에 대구 신서혁신도시로 이주한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를 상대로 남자 프로농구팀 창단을 협의하고 있다. 농구인들은 구체적으로 올 시즌을 끝으로 해체되는 전자랜드(현재 인천시 연고) 선수단을 인수해 대구 연고 팀을 창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일부 지역 체육인들은 최근 인기가 높은 여자 프로배구팀 유치를 주장하고 있다. 여자 배구팀 창단 방식은 남자농구팀과 마찬가지로 대구에 자리 잡은 공기업을 내세우는 것이다.
대구에는 프로배구 팬들이 꽤 있다. 현재 경북 김천시를 연고로 하는 한국도로공사의 팬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대구 연고 여자배구팀 창단을 기대하고 있다.

여자 프로배구 무대에는 대구여고 출신 선수들도 여럿 활약하고 있다. 이고은·전새얀(한국도로공사), 김연견(현대건설), 권민지(GS칼텍스), 도수빈(흥국생명), 고민지(KGC인삼공사) 등이 소속팀에서 주전급으로 뛰고 있다.
남자 농구나 여자 배구 등 새로운 프로팀 창단은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수월하지 않을 전망이다. 대구시가 연고 기업을 설득해야 하고 경기장인 전용 체육관도 마련해야 한다.
대구에는 프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규격을 갖춘 마땅한 경기장이 현재 없는 실정이다. 예전 프로농구 경기가 열린 대구체육관은 노후화된 데다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아 재건축 수준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일부 지역 스포츠 팬들은 동계 프로팀 유치 대신 여자 핸드볼팀인 컬러풀대구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할 것을 바라고 있다. 여자 핸드볼 코리아 리그가 준 프로 성격의 겨울 스포츠로 자리 잡은 만큼 컬러풀대구가 대구를 대표하는 팀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