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획]신축년은 경북 한우의 해 <2>경북 대표 한우브랜드 '참품한우'…300억대 매출로 한우농가 판로 역할 톡톡

회원농가 794호로 경북 브랜드 중 가장 많아…2019년 매출 328억원 기록

경북 칠곡 참품한우 직영점은 2019년 내방객 21만명, 매출 60억원을 올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매장 전경. 참품한우 제공
경북 칠곡 참품한우 직영점은 2019년 내방객 21만명, 매출 60억원을 올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매장 전경. 참품한우 제공

'못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딱 한 번만 맛 본 이는 없다.'

경북의 대표 한우 브랜드인 '참품한우'를 한마디로 표현한 수식어다. 그만큼 맛이 뛰어나다는 의미일 것이다.

특히 참품한우는 미국산 소고기 전면 개방이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경북도와 한우농가, 농협 등이 힘을 합쳐 탄생시킨 브랜드여서 더욱 뜻깊다. 전국 최초로 생산이력추적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처음'이란 타이틀도 가지가지다.

하지만 참품은 아직도 배가 고프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도 단위 인증제도 도입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참품한우의 탄생…전국 첫 이력제 도입

참품한우는 2005년 경북도와 영남대, 지역 축산농가 등이 공동으로 참여한 경북한우클러스터사업단에서 만들었다. 경북의 유일한 도 단위 광역브랜드다. 법인은 2007년 설립됐고 자본금은 22억2천600만원 규모다.

다른 시도 한우 광역브랜드와 달리 지역축협과 회원농가가 동시에 주주로 참여한 특징이 있다. 현재 회원농가는 794가구로 800가구에 육박한다. 경북 시군에 다양한 한우 브랜드가 있지만 회원농가 수로는 단연 가장 많다.

출범 당시 국내 최초로 생산이력추적시스템을 도입해 소의 출생, 성장, 도축, 가공, 유통과정 등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모든 정보를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2008년 광우병 논란에 따른 소고기 파문 당시 이런 생산이력추적시스템을 적용, 질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2009년 이후 2013년, 2015년 두 해를 제외한 모든 연도에서 우수 축산물브랜드 인증을 받는 등 품질도 뛰어나다.

참품한우 관계자는 "전국 최다 한우 사육 두수를 기록 중인 경북이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펼친 지원 사업이 광역브랜드 육성이었고 그 결과로 참품한우가 탄생했다"면서 "참품한우 발족은 경북도와 한우농가, 농협이 하나로 합심해서 만든 노력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참품한우 매장 모습. 참품한우 제공

◆참품한우의 도약…직영점 개점

참품한우는 2011년에는 칠곡군 가산면에 본사 둥지를 틀고 참품한우 직영 식육판매장과 한우전문식당을 차례로 개장했다. 이는 참품한우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칠곡과 인접한 구미, 성주, 영천은 물론 대구 등지에서 식육판매장과 한우전문식당을 이용하기 위해 손님이 몰려서다. 주말에는 밀려드는 손님으로 매장이 인산인해를 이루기 일쑤라고 한다.

2016년 내방객 17만7천122명, 2017년 20만3천777명, 2018년 20만4천201명, 2019년 21만66명으로 그 숫자는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51억3천500만원, 54억6천700만원, 57억4천100만원, 60억8천200만원으로 증가 추세다.

1등급 이상 고기만 취급하는데다 경북도가 보증하는 광역브랜드라는 가치 덕에 손님이 몰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 체인점과 취급점 등 주요 소매 거래처에서도 인기를 끌기는 마찬가지다. 참품한우는 직영점 외 서울 2곳, 경남 1곳에 체인점이 있으며 경산과 김천축협 하나로마트 4곳에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 대구 2곳, 경북·경남 각 1곳씩 정육점에 상품을 공급한다.

이를 통한 총 매출도 2017년 136억1천800만원, 2018년 246억8천100만원으로 급증한데 이어 2019년에는 무려 328억9천600만원을 기록했다.

추석과 설, 명절에 맞춰 진행하는 참품한우 선물세트 역시 경북도 보증으로 인기가 높아 해마다 주문이 몰리는 효자 상품이다.

참품한우 선물세트 샘플. 참품한우 제공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참품한우 매장 모습. 참품한우 제공

이러한 참품한우의 성장은 회원농가의 출하 활로를 뚫어주는 역할도 한다. 참품한우 이용 도축 두수는 2017년 1천346두에서 2018년 2천1두로 2천두를 돌파한 뒤 2019년 2천300두까지 늘어났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직원들의 헌신적 노력이 있었다. 사무실 12명, 외식사업부 18명 등 총 30명의 직원들은 도 단위 광역브랜드를 운영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사업 부문별 수익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1등급 이상 소고기 출하 농가에 10만~30만원의 고급육 출하장려금을 지원해 전국 단위 한우브랜드와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참품한우 관계자는 "칠곡 직영점 개점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했고 앞으로도 경쟁력을 강화해 혁신의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능력, 전문성을 구축해 사업부문별 수익 극대화를 이끌어 안정적 성장을 이어 나가겠다"고 했다.

참품한우 선물세트 샘플. 참품한우 제공

◆지자체 인증제도 도입으로 차별화

참품한우는 경북도와 함께 그간의 성공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2019년 10월 경북 한우농가 소득 향상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상북도 한우육성지원에 관한 조례'가 공포됐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경북도는 2020년 1월 '경북한우종합 5개년 계획'을 수립해 발표했다. 같은 해 3월 경북한우육성협의회(TF팀, 12명)도 구성해 운영 중이다.

핵심은 참품한우를 주축으로 '경북한우 통합브랜드'를 만들어 국내 한우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경북은 전국 최대 한우 사육지이나 참품한우는 경북 밖에서의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경북도 단위로 상품 품질의 우수성을 보증하고 인정하는 '인증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컸다. 이미 광역브랜드로 운영 중인 참품한우부터 도 단위 품질 인증을 받고, 전국에 홍보한 뒤 유통 판매망을 다양화한다는 전략이다.

경북도는 우선 경북한우 통합브랜드로 'GB1'(Gyeong Buk number 1·경북한우가 최고다란 의미)이라는 이름의 인증을 부여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GB1 마크가 있으면 경북에서 생산된 명품 한우임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참품한우 법인의 체질 개선도 한다. 농가 주주 비율을 줄이고 축협 등 비율을 확대해 관리·운영 주체를 명확히 할 계획이다. 그간 농가 주주 참여로 농가 의견 반영에는 유리했으나 관리·운영 주체와 책임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GB1 출범과 함께 참품한우 참여 농가와 출하 두수를 늘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참품한우 자체로는 칠곡 직영점 외 추가 출점도 구상 중이다. 현재의 직영점(본점) 하나로는 홍보와 판매를 현재 이상으로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참품한우 관계자는 "현재 농·축산물의 품질을 인증하는 여러 기관의 인증제도가 있지만 온전히 지자체가 품질을 인증하는 제도는 없다"면서 "GB1 인증제도를 통해 참품한우를 전국에 홍보하는 발판으로 삼고 대형유통업체에 유통되는 상품으로 발전시키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칠곡의 참품한우타운 본점과 함께 다른 지역에 2호점을 건립할 비전을 품고 있다. 인근 대구와 전국 단위 대도시에 '위생적인 고품질 소고기의 합리적인 판매가격'과 함께 소비자에게 다가가려고 한다"면서 "참품한우의 성장으로 경북 한우 사육농가의 이익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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