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하고 성숙한 대화가 가능한 병원 문화 전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대구 동구 든든한 병원에서 만난 문혜영(42) 그래 컨설팅 대표는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유명 호텔 수준으로 응대한다면, 힘든 치료과정도 함께 이겨낼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병원 내 행동요령, 환자 응대, 가족 응대, 직원 간 대화법 등을 트레이닝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청소년 시절 수영선수, 대학 시절에는 경기에어로빅 선수였다. 그는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경기에어로빅 종목 메달리스트, 문화부 장관배 새천년 건강체조 대상 등 화려한 이력을 가졌지만, 결혼 후 아이를 낳고 경력단절여성이 됐다. 문 대표는 "평생 운동을 하다가 그만둔 뒤로는 답답함을 느꼈다"라며 "운동선수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스포츠 재활에 대해선 잘 알고 있어 이를 활용해 사람들을 서포트해 줄 수 있는 일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일을 찾던 그는 자신이 평소 잘 알고 있던 스포츠 재활 분야 강점을 내세우며 대구의 병원에 무작정 찾아갔다. 선수 생활을 하며 갖은 어려움을 견뎌온 문 대표에게 목표를 이뤄내기 위한 과정에서 부끄러움이란 없다. 그는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직접 병원에 찾아가 어떤 일이라도 좋으니 출근만 시켜달라고 말했다"라며 "병원장님이 좋게 봐주셔서 2013년 4월부터 재활의학과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 취직한 뒤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점심시간을 활용해 좀 더 나은 서비스 방법에 관한 공부도 지속해왔다. 그가 자신이 맡은 일뿐만 아니라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정적 이유는 가족들이 겪었던 불편함 때문이었다. 그는 "출산 후 100일 만에 아버지가 위암 선고를 받으시고 수술을 하셨다"라며 "이때 서울에 있는 병원과 나름 지역의 큰 병원의 환자에 대한 설명 방식, 친절도 등이 확연히 차이 난 데다, 수술 경과도 좋지 않아 더 힘들고 불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을 하며 당시를 되돌아보니 직원간 부정적 감정이 환자나 가족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실수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상처받는 가족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치료는 환자와 가족들을 더욱 더 힘들게 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우선 직원 간에 행복한 마음이 생겨야 병원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웃으며 응대할 수 있는 것"이라며 "특히 서로 소통이 되지 않으면 치료를 하러 왔다가 오히려 마음의 병을 얻어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든든한 병원에서 주로 근무하는 문 대표는 현재 대구지역 5개 병원에서 서비스교육을 하고 있다. 그는 "병원은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다. 청소하는 분이나 주차하는 분, 누구에게 묻더라도 즉시 하는 일을 멈추고 고객님, 제가 도와 드리겠다고 응대해야 한다"면서 "병원을 찾는 누구에게나 성숙한 대화법으로 소통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병원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경력단절여성으로서 자신의 목표를 이뤄낸 온 만큼 앞으로 취업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돕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경단녀 시절 많은 고민 끝에 병원에 입사하게 됐다"라며 "경단녀나, 미혼모 등을 위한 사회적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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