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 아들·딸 팝니다"…구미경찰서, 중고나라 글 수사

경찰 "실제 아이 부모는 닉네임 도용당한 피해자로 보여"

중고나라 웹사이트
중고나라 웹사이트

3일 중고거래 커뮤니티에 '아들과 딸을 판다'는 충격적인 게시글을 올린 누리꾼이 알고 보니 명의를 누군가로부터 도용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0분쯤 한 중고거래 커뮤니티에 '용***'라는 닉네임을 가진 누리꾼의 명의로 '제 아들 팝니다'라는 글이 한 남아의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그는 "사정상 힘들어서 제 아들을 팔기로 마음먹었다"면서 "협의 후 가격을 맞추겠다"고 썼다.

5분 뒤에 이 누리꾼의 명의로 "우리 집 내 딸 팝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또 게시되면서 다른 여아의 사진도 올라왔다. 이 게시글에서 여아를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표현과 함께 휴대전화 연락처가 남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게시글은 이후 일부 누리꾼의 신고로 인해 커뮤니티에서 삭제됐다.

신고가 접수되자 곧바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닉네임이 도용당했으며, 실제 아이들의 부모는 피해자인 것으로 파악했다.

피해자 A씨는 한 달 전쯤 중고 지게차를 사기 위해 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고 연락을 했다. 중고 지게차가 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올라온 것을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한 것이다. 그러나 자꾸 안전거래를 유도하는 것이 이상해 확인해보니 '사기'인 것으로 드러났고 A씨는 해당 게시물에 댓글로 '사기'임을 알렸다.

이때부터 판매자의 협박이 시작됐다. 전화와 문자, 인터넷 게시물 댓글을 통해 욕설은 물론 아이들 사진까지 올리며 입에 담을 수 없는 협박을 했다는 것이다.

이 판매자는 A씨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했던 아이들 사진을 캡쳐해 게시글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허위의 글을 게시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해당 판매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그를 쫓고 있다.

구미경찰서 전경. 구미경찰서 제공
구미경찰서 전경. 구미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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