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공감/ 임언미 지음/ 학이사 펴냄

월간 '대구문화' 편집장 임언미 씨가 지역 예술과 예술인들의 기억, 그들이 남긴 메시지를 오늘에 전한다. 문화예술 지기로서 20여 년간 활동한 저자는 원로 예술인들의 바람과 함께 스스로가 짊어진 예술 자료 수집의 책임감을 실천하며, 문화예술이 지역 발전의 근간임을 주장한다.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 기억, 2부 공감, 3부 세대로 엮었다.
1부 '기억'에서는 버려지고 묻히고 사라질 수 있는 예술 자료와 예술인들의 기억을 모았다. 현재진행형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 예술인들과 문화예술 아카이브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
2부 '공감'에서는 일상의 대부분을 예술인과 만나는 저자가 공연장과 전시장을 다니며 지역 문화예술을 탐구한 글로 엮었다.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하는 문화예술 지기로서 저자의 제안과 문화예술에 대한 공감의 글을 통해 삶과 문화예술이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임을 깨닫게 한다.
3부 '세대'에서는 일하는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30, 40대를 지나며 겪어온 일상과 감정을 솔직하면서도 이성적으로 풀어간다. 행복과 만족의 삶을 찾는 과정과 일상에서의 문화예술이 주는 위안과 깨달음을 들려준다.
이 책에서는 발굴하고 모은 자료 자체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그 자료가 품고 있는 이야기와 예술인의 흔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품고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고 그 가치를 부여하는 일은 지금 세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대구 문화예술의 또 다른 아카이브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 아카이브는 자료와 유품을 모으는 물리적인 범위를 넘어서 사람에 관한 일이고, 그 사람의 기억과 추억에 관한 일이며, 그것을 공감하고 세대를 넘어 전하는 일임을 보여준다.
6·25 당시 많은 서울의 예술인들이 피란을 와서 대구문화예술의 발전을 이끌었다고 생각하기보다 근대 예술가들이 일제강점기에도 서로의 활동을 격려하고 교류하며 축적한 문화예술의 토대가 6·25를 거치며 자생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여기는 저자의 시각이 설득력 있게 펼쳐진다.
'기억과 공감'은 대구의 문화예술을 느끼고, 교류하며 현장에서 바라본 대구문화예술에 대한 감동과 혜안을 담고 있다. 또 일상에서 느끼는 가족, 동료, 이웃 간의 끈끈한 정과 그 사이에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 현명하게 풀어가며 세대를 이어가는 생활인으로서의 지혜도 읽을 수 있다. 208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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