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리는 해냈다! Nevertheless We made it!' 지난해 11월 6일 '대구청년정책네트워크' 최종 공유회 행사의 슬로건이다. 청년들의 자긍심에서 나온 한목소리, 한 문장이다. 코로나19 속에서도 비대면 방식을 실험하면서 학습과 교류, 토론과 정책 제안의 과정을 끝까지 모두 잘 마쳤다.
지난해 2월 18일, 첫 환자 발생 이후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대구의 2월은 잔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은 3월 1일, 지역사회와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SNS 캠페인을 시작했다. 1339원 소액 기부에 참여하는'1339 국민 성금 캠페인'이다. 3월 한 달 동안 무려 5만5천여 명이 기부에 참여했고, 유사한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확산되었다. 이 청년들이 이육사, 이상화의 시를 읽었고, 대구의 국채보상운동, 2·28민주운동의 정신을 이어갈 다음 세대다.
코로나19를 극복하면서 대구 청년들의 언어가 바뀌었다. '어차피' 하는 냉소 어린 체념의 언어가 아니라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역경을 뚫고 다시 일어서는 반전의 언어로 바뀌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대구 청년들의 빛나는 청년 정신이다. 언어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한다. 언어를 바꾸면 공동체의 문화와 운명도 바꿀 수 있다.
이스라엘 투자유치 설명회에서 가장 많이 듣는 단어가 있다고 한다. 히브리어 '다브카'(Davca), 우리말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의미다. 한계를 극복하는 돌파력과 노하우를 반드시 보여준다는 뜻이며, 실패도 격려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2006년 레바논과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워런 버핏은 50억달러의 투자를 결정했다. 미사일 공격이 빗발치는 시점이었다. "우리는 이스라엘 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젊은이들의 '다브카'에 투자한 것이다." 당시 워런 버핏의 투자 이유다.
지난해 12월 23일 '그래도 우리는 함께 해냈다!'라는 슬로건으로 청년희망공동체 사례 공유회를 개최했다. 2019년 12월 19일 지역사회와 청년이 함께 밝은 미래를 열어가자는 사회적 협약에 대한 이행이었다. 청년을 중심으로 지역사회가 협력한 사례들에서 청년 스스로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나아가는 대구의 청년 정신과 공동체의 희망을 보았다.
현재 1990년대생 청년들은 일명 '코로나 세대'로 구직 기회마저 상실하고 있다. 대구시는 올해 청년들의 사회 진입을 위한 상담·연결형 수당 지원 규모를 작년 대비 두 배로 확대하였다. 하지만, 삶에 경고등이 들어온 청년들의 신호등을 녹색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지역사회가 시스템적 관점에서 전체 공동체의 총체적인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
청년들이 겪는 사회문제는 어느 한 순간, 어느 한 지점이 아니다. 따라서 기업, 대학, 공공기관, 언론, 시민사회, 지자체 등 모두가 이를 위해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을 씨줄과 날줄로 연결하고 투자해서 '청년희망공동체'라는 사회적 얼개를 짜야 한다. 이것이 지역사회와 청년이 함께 밝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고통과 냉소가 가득한 코로나 시대에 희망의 메시지를 노래한 방탄소년단(BTS)을 2020년 가장 영향력 있는 '올해의 엔터테이너'로 선정했다. 'BTS memories in Daegu'를 클릭하며 생각해본다. 뷔와 슈가에게 대구는 어떤 도시였을까? 2021년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고 새해를 맞았다. 그래도 우리는 청년과 함께 희망을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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