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어떻게 과학을 이용했는가/ 황진명·김유항 지음 / 사과나무 펴냄

이 책은 고대의 전쟁에서부터 현대의 사이버전까지 과학이 어떻게 전쟁에 이용돼 왔고, 또 전쟁을 치르는 동안 과학은 어떤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는가를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이 최초로 페니실린을 발견한 후, 1939년 옥스퍼드대학의 플로리 팀이 페니실린 정제에 성공함으로써 항생제의 시대를 열었다.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플로리는 치료적 용도로 적정량을 공급하려면 대량생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플로리는 미국 화이자 등 제약회사들과 협력해 페니실린을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페니실린은 부상당한 연합군 병사의 10~15%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고, 2차 세계대전을 연합국의 승리로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루스벨트 대통령이 사망하자, 트루먼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그러나 트루먼은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탄이 투하되었는데 그 이면에는 트루먼의 개인적, 정치적 동기도 작용했다. 맨해튼 프로젝트(핵무기 개발계획)에 2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도 전쟁에 사용하지 못해 수많은 미국 군인들을 죽게 만든다면 1948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할 것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일부 학자들은 독일이 아닌 일본에 원자탄을 떨어뜨린 것은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2007년 9월 이스라엘 공군이 시리아의 핵시설을 파괴한 이른바 '오차드 작전'을 성공시킴으로써, 사이버 전쟁의 개척자로서 능력을 입증했다. 2006년 12월, 시리아 원자력위원회 원장 이브라힘 오스만이 런던 켄싱턴의 호텔에 가명으로 머물다 잠깐 쇼핑을 나간 사이 이스라엘 정보국 요원이 그의 노트북에 트로이목마를 설치했다. 이후 이스라엘 공격기들은 시리아까지 날아가 목표물을 폭파하고 다시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시리아 방공망은 작동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공군 전자전 시스템이 시리아의 대공 시스템을 장악해 가짜 하늘 화면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과학과 기술의 발전과 전쟁의 양상, 페니실린의 대량생산, 1차대전과 제2차대전의 대량살상 무기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들의 개발과정과 고뇌 등을 이 책에 담았다"고 했다. 368쪽, 1만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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