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영진 연봉킹' 동국제강, 안전설비 외면 "제 배 불리기"

포항공장 승강기 끼임사 질타…작년 실적 2011년 이후 최고
임원보수 철강업계 중 최고액

동국제강 포항공장. 네이버 지도 거리뷰 갈무리.
동국제강 포항공장. 네이버 지도 거리뷰 갈무리.

50대 남성이 화물 승강기에 끼어 숨진 사고(매일신문 6일 자 10면 등)가 발생한 동국제강 오너 경영진의 연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의 연봉이 2019년 기준 철강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지면서 사고가 난 포항공장의 인색한 안전설비 투자 논란과 대비돼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올해 초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국내 철강업체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동국제강 오너인 장세주 회장은 2019년 24억9천500만원의 연봉을 받아 국내 철강업계 경영진 중 최고액을 기록했다.

장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20억1천700만원으로 두 번째로 많은 보수를 가져가며 동국제강 경영진이 나란히 국내 철강업계 임원 보수 1, 2위를 자치했다.

반면 동국제강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7천100만원으로 국내 11개 주요 철강사 중 7위에 머물렀다.

동국제강 포항공장은 후판 공장 폐쇄 등으로 수년간 경영이 예전 같지 않아 사회공헌 등 외부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오너들이 업계 최고 연봉을 받던 2019년에 동국제강은 당기순손실 817억원, 자회사 중 7곳 완전자본잠식 상황을 맞았다.

다만 지난해 들어 원자재 가격 안정으로 2011년 이후 최고 실적을 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3천977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2천75억원을 달성했다.

지역에서는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동국제강 측이 더 큰 영업이익을 위해 투자를 최소화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상공인은 "오너들이 자기 배 불리는데만 급급해 기업사정이 나아져도 현장안전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다면 사고는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며 "위험시설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기업활동 자체가 의미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경찰과 노동부는 승강기 고장이 잦았다는 고인의 생전 발언에 주목하고 사고 원인을 찾고 있다. 사고 당일도 고인이 평소처럼 승강기를 고치기 위해 내부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 측은 "경찰 조사 이후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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