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재정지원사업 유치로 교육 경쟁력 높여” 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 인터뷰

취임 이후 1천700억원 이상의 정부 재정지원, 연구사업 유치 성과
“한방·바이오·코스메틱 특성화…시대적 흐름에 맞는 대학 역할 고민”

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은
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은 "학생이 찾아올 수 밖에 없는 대학으로의 변화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한의대 제공

대구한의대학교는 2013년 변창훈 총장 취임 이후 1천700억원 이상의 재정 지원과 연구사업을 유치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최근에는 전국 유수 대학들이 이름을 올리는 국제협력선도대학 사업에 선정되면서, 전국적으로 유례 없이 9개에 달하는 정부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일 총장실에서 만난 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은 "LINC+사업, 대학혁신지원사업, LiFE사업 등을 통해 매년 200억 이상의 재정지원이 이뤄지며, 이를 통해 대학의 체질과 인프라를 바꿔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임 이후 3년간 눈에 띄는 성과들을 냈다. 대학 운영에 있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취임 당시 우리 대학 구성원들 사이에는 위기의식과 패배주의가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이 상황을 타개하고 대학의 새로운 발전기반을 만들고자, 대학의 각 분야에서 체질을 바꾸고 의식을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학사제도와 운영에 혁신을 꾀했다. 대학 존재의 핵심은 학생이다. 즉, 학생의 학습만족도가 곧 대학의 질적 위상과 결부되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이 만족하는 교육 환경을 위한 학사제도 개혁을 지속적으로 단행해왔다.

일회성으로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던 수업평가제도를 학기 초와 학기 중 그리고 학기 말 등 모두 세차례로 늘렸다. 일부 수업평가결과가 낮은 교수들은 교수법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수업의 질을 개선시키고, 그 결과를 인사고과에 반영토록 했다.

또한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자기설계전공제 도입 등을 통해 전공 선택권을 보장하는 등 만족도를 높이려 노력했다.

이와 함께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통한 교육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도 주력했다. 10여년 전부터 등록금을 동결해온 대학의 입장에서는 정부의 재정지원을 통하지 않고서는 대학이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고자 각종 재정지원사업의 유치를 위해 노력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첫 성과가 2014년 지방대학 특성화사업의 선정평가에서 전국 최대 규모 사업의 유치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후 계속해서 각종 재정지원사업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는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지역사회와의 협력 증진도 중요하다. 수년 전부터 경상북도, 경산시와 함께 대학 주변에 '바이오 코스메틱 R&D특구'를 구축해 지역의 코스메틱 산업을 이끌고 있다. 이외에도 지자체와 연계해 중소벤처기업부의 BI운영 지원사업, 경산시 청년창업지원사업, 경산동의한방촌사업, IPP일·학습병행제사업, 학교기업지원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지역사회는 대학에 인재를 공급하고, 대학은 확보한 인재를 지역산업의 전문인력으로 양성해 산업체에 배치하는 '역할의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지역 인재가 외지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지역 내에서 안정된 직업을 갖고 지역산업을 이끄는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대학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 대구한의대는 한방 특성화 대학이라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의 활용 방안은.

▶우리 대학은 한의학을 중심으로 연계학문 분야인 한방, 바이오, 코스메틱으로 특성화돼있다. 이 학문들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면서 새로운 미래사회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으로 만들어가려 한다.

발전 방향으로는 우선 한의학의 과학화다. 우리 대학은 의과학분야 국가연구센터(MRC·Medical Research Center) 사업을 수행 중인데, 2011년에 연구재단의 7년 사업으로 선정돼 약 95억원을 지원받아 성공리에 마쳤다.

이어 이례적으로 2차 연구센터 지원사업에 연속해서 선정돼 2025년 2월까지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122억원을 지원받아 한약처방과 침술치료효과에 대한 과학적 효능과 우수성을 입증하고자 세포실험, 동물실험, 임상시험 등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다.

한방산업의 국제화를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우리 대학의 경쟁력 중 하나인 코스메틱분야가 이미 동남아 등에 진출해 지역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 대학은 경상북도, 경산시와 함께 지역에서 생산되는 화장품을 공동브랜드화해 클루엔코(CLEWNCO)라는 대표 브랜드를 만들어 국내 시장 및 베트남, 태국, 몽골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또한 올해 교육부 국제협력선도대학사업에 선정돼 베트남 호치민기술대학교에 코스메틱학과를 신설하고 교육 및 학과운영기술을 전파할 수 있게 됐다.

-남은 임기동안 주력할 부분은.

▶주어진 책무에 최선을 다하면서 대학과 지역의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려 한다. 대학은 시대적 흐름에서 벗어나면 존재의 의미를 잃게 된다. 대학은 현재 4차 산업혁명과 인구절벽이라는 거대한 쓰나미를 마주하고 있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우리 대학이 어떻게 적응하고 생존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과 실천적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학문 분야에 대한 선도적인 연구를 통해 미래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우수한 연구자와 경험자를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학과의 폐지와 신설, 교육과정의 재설정, 교육방법과 학생지도의 변화, 학사운영시스템의 혁신 등 기존의 틀을 재구조화하는 작업도 진행해야 한다. 우리 대학 또한 지금까지 대학 운영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다 쏟아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 나가려 한다.

인구절벽도 피할 수 없는 문제다. 대학의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기에 필히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 해결 방안 중 하나는 대학의 일부 분야를 성인들이 관심을 갖는 학과로 개편해 평생교육의 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 대학은 교육부의 지원을 받는 미래라이프융합대학을 일찍 신설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성인친화형 교육은 빠른 변화로 인해 평생 직장의 개념이 없어지는 시대에서 재교육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해 국제화로 한발 더 나아가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남은 임기 동안 그간의 경험을 쏟아부어 지역의 매력 있는 강소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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