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난(欄)에 '윤석열 대망론'이란 제목의 글을 쓴 것이 작년 1월 13일이었다. 1년이 흐른 지금 윤석열 대망론이 '대세론'으로까지 커졌다. 일부 여론조사이긴 하지만 윤석열 검찰총장 지지율이 30%를 넘었다. 이재명, 이낙연 두 사람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30%를 돌파한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윤 총장이 차기 대선주자로서 맹위를 떨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앞세운 문재인 정권의 '윤석열 찍어내기' 때문이다. 추 장관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윤 총장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 작년 6월 10%대로 진입했다. 윤 총장 몰아내기가 절정이던 작년 12월 지지율이 20%대로 수직상승한 뒤 단숨에 30%로 올라섰다.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윤 총장이 1위를 차지한 것과 같이 눈여겨봐야 할 것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지율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문 정권의 국정 실패와 내로남불에 실망한 민심(民心)이 윤석열·안철수라는 '그릇'에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껏 국민의힘은 그릇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정권 심판을 넘어 정권 교체 주장까지 쏟아지는 민심을 제대로 담아낼 그릇이 생겼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윤나땡'이란 말이 돌았던 적이 있다. 대선에 '윤석열 나오면 땡큐'라는 뜻이다. 윤 총장 지지율이 30%를 돌파한 이후엔 이 말이 더는 안 나오는 것이 흥미롭다. 국민 입장에서는 오히려 문 정권에 땡큐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자유민주 진영에 마땅한 구심점이 없던 차에 윤석열이란 민심을 담을 그릇을 만들어준 정권에 고마워해야 할 판이다.
일부에서 윤 총장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고건 전 총리에 비유하지만 이회창 전 총리에 더 가깝다. 김영삼 대통령에 의해 감사원장·총리에 발탁됐지만 김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총리직을 내던진 이 전 총리와 닮았다. '대쪽'과 '강골 검사', 두 사람 이미지도 비슷하다. 어느 정치평론가는 둘은 스스로 정치적 에너지를 쟁취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했다. 7월 임기가 끝나는 윤 총장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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