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 그립습니다] 보고싶은 초코야, 고통없는 그 곳에서 이제 편히 쉬렴

경북 성주에 위치한 반려동물 장례식장
경북 성주에 위치한 반려동물 장례식장 '강아지 펫헤븐' 추모함 모습. 추모함에는 초코의 유골함과 함께 사진과 편지가 수북이 쌓여 있다.

초코야 네가 하늘나라로 간 지도 벌써 넉 달이 지났구나. 한창 더울 때였지? 찌는 듯한 더위와 긴 장마 끝에 물 맑은 계곡으로 소풍 가던 날. 상상조차 하기 싫은 날이지만 네가 타고난 명(命)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는 내 마음도 밉단다. 지금 와서 후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마는 개울가에 갈 때까지만이라도 내가 안아주지 못한 게 너무 아쉽고 미안하고 말로 다 표현을 할 수가 없다. 내가 너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구나.

초코야 하늘나라에도 친구들 많이 있니? 매일 뭐하고 놀아? 맛있는 간식은 많이 먹고 지내니?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그저 안타까운 마음뿐이란다. 초코야 그래도 너를 편히 보낼 수 있는 곳이 새로 생겨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 깨끗하고 예쁜 장례식장에서 너를 보낼 수 있어서 참 감사한 일이었단다. 정신없이 싸매고 온 너를 일일이 손 봐주시고 사고 흔적을 없애주셨어. 사람도 입는 주머니 없는 수의를 입히고 비바람 피할 수 있게 집도 마련해 주셨단다. 초코야! 나는 종종 봉안실에 들러 네가 목마르지 않게 우유도 두고 배고프지 말라고 간식도 두고 온단다. 그저께 갔을 때 네 옆자리에 친구도 생겼더구나. 하늘나라에서도 같은 곳에서 왔다고 서로 인사하고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구나.

초코야~ 딸 땡이와 한콩이는 한창 재롱둥이로 자라서 사랑받으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말고 편히 쉬렴. 네가 처음 내게로 왔을 때가 생각나네. 얼마나 사랑스럽고 귀엽던지. 재롱떠는 모습을 보면 뭐든 다 해 주고 싶었단다. 예쁜 옷도, 좋은 음식도, 재미있는 장난감도 모두 모두 다 해주고 싶었어. 점점 더 성장해 가는 모습에 우리 가족 모두가 행복했고 너로 인해 모두가 한마음이 되고 함박웃음도 끊이질 않았었지.

사람들은 생각이 너무 많아서 좋은 것도 싫은 것도 미운 것도 너무 많은데 우리 강아지 초코는 그러지 않았지. 기쁨을 주면 주는 대로 달리 더 큰 것을 바라지도 않았잖아. 그래서 때론 너네의 세계를 너무도 모르는 인간들이 가슴 아프게 싫을 때도 있었단다. 사람들은 모든 것을 자기중심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하고 판단하잖아. 하지만 우리 초코는 네가 할 일만 해 왔잖아. 시끄럽게 뭘 원하지도 않았고 함부로 불평 불만도 하지 않았지. 귀엽게 재롱부리는 일이 너의 역할이었는지 모르지만 욕심 없고 배신 안 하고 순종하는 모습만 나는 기억한단다. 오늘은 날씨가 많이 흐리네. 눈이 내리려나 보다. 지난해 첫눈이 내리던 날 초코랑 산책 하던 게 자꾸 생각 나. 초코가 너무 보고싶어. 사랑한다 초코야.

개 들은 천국을 향한 우리의 연결 고리다. 그들은 사악함, 질투, 혹은 불만을 모른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후, 산 허리에 개와 함께 앉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지루하지 않고 평화 그 자체였던 에덴동산으로 돌아 가는 것이다 – 밀란 쿤데라 -

<경북 성주 반려동물 장례식장 강아지 펫헤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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