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에 대한 세간의 평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해 1월 오페라하우스 출연자 선정 및 강사 채용에 관한 내규를 개정하면서 '캐스팅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었다. 내규에 따르면 '캐스팅위원회가 필요 출연자(배역별)의 2배수 이상 후보군을 선정하여 대표에게 추천한다'고 돼 있다.
캐스팅위원회는 5명 이상 두도록 돼 있는데, 현재 외부 인사 2명과 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8일 첫 캐스팅위원회가 열렸는데, 캐스팅 권한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2019년 11월 부임해보니 예술감독이 공개 오디션보다는 자신과 관련있는 특정인을 주요 배역으로 캐스팅한다는 시끄러운 여론이 있어 그 대안으로 캐스팅위원회를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캐스팅위원회는 외부 위원과의 소통을 통해 정보를 얻고 의견을 듣는 한편, 또 예술감독이 미처 알지 못하는 배우를 추천받는 정도다. 다시 말해 캐스팅 풀을 만드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예술인들은 "배역에 적합한 인물을 뽑는 캐스팅 권한을 캐스팅위원회에 부여해 예술감독은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자리가 됐다"고 성토했다. 한 예술인은 "이는 예술감독이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 아니라 위원회가 캐스팅 권한을 갖는 것"이라면서 "외부위원과 소통하고 자문하는 것에서 그쳐야지 후보군을 선정하면 예술감독은 바지 사장, 즉 '핫바지 감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예술인은 "종합예술인 오페라에서 감독에게 그 배역에 맞는 배우를 뽑는 권한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이 구상하는 콘셉트가 있는 만큼 외부 입김이 작용하면 전체가 흐트러져 망치게 된다"며 "감독으로 선임했으면 소신껏 일하도록 전권을 주고 그 결과에 따른 책임도 엄중히 묻는게 맞지 캐스팅까지 간섭하는 것은 심하다"고 했다.
한 예술기관 대표도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작용이 더 클 것 같다"고 했다. "배우를 잘못 캐스팅해 공연을 망치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관객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인건 대표는 "캐스팅위원회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달렸다"면서 "감독의 독주, 편파적 캐스팅이 문제가 돼 새로 도입한 시스템인 만큼 잘 운영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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