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CPTPP 가입 적극 검토… 비공식 협의 본격화"

대외경제장관회의 및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운용위원회 확정 내용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과 영상으로 연결해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 및 대외경제협력기금운용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참여에 대한 검토를 공식화하고 사전 준비에 나선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 및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운용위원회를 주재하고 이러한 내용의 '2021년 대외경제정책 추진 전략'을 확정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를 위기 극복과 성장 복귀를 넘어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포스트 코로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고 회원국들과 비공식 협의를 본격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올해 대외경제정책 추진전략 10대 성과 목표 가운데 첫 번째로 'CPTPP 등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적극 검토, 국내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선정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주의가 약화하면서 메가FTA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지난 2018년 말 발효된 CPTPP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경제 블록화가 가속하는 흐름을 고려해 한국도 CPTPP 참여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CPTPP 참여시 새로운 통상 질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높은 수준의 FTA를 체결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CPTPP를 포함한 메가 FTA 추진 방향을 수립하는 동시에 가입에 대비해 CPTPP 규범 수준에 맞춰 위생검역, 수산보조금, 디지털 통상, 국영기업 등 4대 분야 국내 제도 개선 방안을 올해 상반기 중 마련할 방침이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발효를 위한 국내 절차를 올해 안에 완료할 계획으로, 정부 내 절차를 상반기 안에 마무리하고 하반기 국회 비준 동의 절차 등을 준비하기로 했다.

◆한미 전략적 경제 협력 강화

조 바이든 당선인이 이끌 미국 신(新)정부 출범에 맞춰 기후변화 대응, 보건·방역 등 주요 분야에서 한미 전략적 경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 보건·방역, 디지털·그린 뉴딜, 첨단기술, 다자주의 등 5대 분야에 중점을 두고 협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선 미국의 탄소중립 계획과 한국의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연계하고, 보건·방역의 경우 백신·치료제 공동 임상연구체계와 코로나19 공동 대응 협의 채널을 구축한다.

◆전략 경협국가 상반기 선정

중국과는 그린·신재생에너지, 전기·수소차, 보건·방역·바이오 등 분야의 양국 기업간 협력을 지원한다.

일본과는 일본 강소기업에 대한 합작투자, 한일 기업간 제3국 공동진출 등 기존 민간교류 활성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한중일 FTA는 코로나19 사태 진정 후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남방(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미얀마, 아세안 등)과 신북방(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몽골 등)과의 경제 협력도 내실화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미얀마 양곤, 베트남 흥이엔성, 러시아 연해주, 중국 창춘 등에 한국 기업 전용 산업단지를 조성하며, 러시아와는 올해 중 양국 경협 증진을 위한 공동투자펀드를 조성해 한국 기업이 참여한 러시아 프로젝트를 우선 지원한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전략 경협국가'를 선정해 인프라와 도시개발, 친환경 에너지, 보건·의료 등 4대 핵심분야 프로젝트 집중 협력에 나선다.

현행 정책금융, 공적개발원조(ODA)를 넘어 새 경협 수단을 신설하고 정책금융기관 전략 투자 기능을 강화한다.

◆2023년까지 EDCF 10.8조 승인 추진

올해부터 2023년까지 EDCF 총 10조8천억원의 승인을 추진하고, 연간 규모를 계속 늘려 2030년에 4조5천억원을 승인할 방침이다.

그린·디지털 분야 EDCF를 집중 지원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5억달러 수준에서 올해는 8억달러, 2023년에는 12억달러, 2025년에는 14억달러까지 확대한다.

보건 분야 EDCF도 늘리며, 이는 지난해 4억달러 수준에서 올해 6억달러, 2023년 8억달러, 2025년 10억달러로 확대한다.

축적된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개도국에 질병 관리체계 구축, 병원건립 등 종합패키지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며, 긴급 재난 상황 대비를 위해 긴급 기자재 차관 절차도 대폭 간소화한다.

대규모 개발 재원 수요가 예측되는 만큼 다자개발은행(MDB) 협조융자 등 국제기구와 협력도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