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희수의 술과 인문학]정신이 혼미해지는 테킬라(Tequila) 효과, 칵테일 위기

맛은 우리에게 행복한 추억을 가져다주지만, 독한 술은 모두가 정신이 혼미해지고 취한다. 태양의 나라로 불리는 멕시코의 전부라 할 수 있는 테킬라는 용암 언덕과 화산에서 발견된 보석 아가베(Agave; 용설란)를 발효시킨 폴퀘(Pulque)를 증류하여 만든 알코올 도수 40% 전후의 멕시코 전통 증류주이며, 스페인어로 '감탄, 격찬'을 뜻한다. 해발 5천 피트에서 고대 인디언들은 아가베를 재배하기 시작했으며, 마치 알로에처럼 생겼으나 식물학 분류에서는 백합과 아스파라거스의 사촌 식물이다.

1521년 스페인이 멕시코를 점령하기 전부터 멕시코 토착민들이 용설란을 이용하여 폴퀘라는 발효주를 만들어 마시다가 이후 스페인으로부터 증류 기술이 도입되면서 폴퀘를 증류하여 메즈칼(Mezcal)이라는 증류주를 만들어 마시기 시작하였으며, 메즈칼 중 멕시코 시티에 위치한 테킬라 시를 중심으로 할리스코 주와 과나후아토 주, 미초아칸 주, 나야리트 주, 타마울리파스 주 등의 특정 지역에서 100% 블루 아가베만을 가지고 제조된 것을 테킬라로 지칭한다.

전 세계 테킬라 시장의 95%가 과달라하라 할리스코 지역에서 생산되며, 세상에서 가장 오랜 시간에 걸쳐 생산되는 술 중 하나가 바로 테킬라다. 자연에서 우리를 만나기 위해 7여 년의 시간 동안 강렬한 태양과 고난을 이겨낸 아가베는 멕시코의 뜨거운 태양의 에너지를 잎사귀로 흡수하여 거대한 뿌리로 전달하는데 그 잎을 펜카 그리고 아가베 뿌리는 마치 파인애플처럼 생겼다고 하여 피냐라고 부른다.

테킬라 효과는 한 국가의 금융 위기가 주변국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이 용어는 1994년 12월 외환 유동성 악화로 발생한 멕시코의 금융 위기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주변 중남미 국가들에 영향을 준 데서 시작되었다. 당시 채권자들이 이 상황을 '멕시코 전통술인 테킬라에 이웃 나라들이 모두 취한 것처럼 경제 위기가 파급된다.'라고 말한 데서 유래 되었다.

칵테일은 2가지 이상의 재료를 혼합하여 만드는 혼합주(Mixed drink)를 말하며, 칵테일 위기란 엎친 데 덮친 격 여러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뒤섞여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칵테일은 다양한 술을 혼합해 마시는 것이 특징이며, 이런 특성에 빗대어 여러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뒤섞여 일어나는 상황을 말한다.

이 용어는 영국 재무장관 조지 오스본 장관이 2016년 1월에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계 경제에 위험한 칵테일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발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이러한 발언을 한 이유는 영국의 국제 유가 하락, 신흥국 자금의 이탈 그리고 유럽연합이 붕괴 위기가 동시에 터질 수 있다는 위험을 경고하기 위함이었다.

칵테일 위기를 지나치게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세계 경제가 늘 편안하고 한국경제가 늘 안정적이었던 적은 없다. 꿈이나 희망이라는 것은 자신이 어떤 마음을 먹는가에 달려있다. 꿈과 희망을 가진 우리는 코로나 19의 위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머지않아 코로나 확산이 진정됨에 따라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서 수출 경기도 조금씩 개선될 것이다.

우리 모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담대한 도전에 힘을 싣고 소중한 일상을 찾을 수 있는 그 날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슬기롭게 현실을 극복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우리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우리 자신의 힘 속에 자신의 운명의 열쇠를 지니고 있고, 간절히 원하고 바라면 그대로 이루어진다.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은 없다. 좋은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하자.

글 : 이희수 대한칵테일조주협회 회장(대구한의대 글로벌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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