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언택트 시대, 재택근무와 농촌관광의 조화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유럽부흥개발은행 총재를 역임한 프랑스 사회경제학자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는 1998년 그의 저서 '21세기 사전'에서 "21세기 사람들은 디지털 장비를 갖고 떠도는 디지털 유목민이 될 것이다"면서 "2030년이 되기 전에 어느 곳에서나 초고속 통신망에 접속하여 일을 하고, 소통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디지털 유목민은 사무실 등 공간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무선 기술을 이용하여 일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최근 코로나19로 기업체들의 재택근무(홈워킹)가 늘어남에 따라 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좁은 사무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근무하거나 대인 접촉이 많은 기업의 경우에는 감염으로부터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면서도 출퇴근 시간을 줄여 일상에 여유까지 누릴 수 있는 재택근무제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더구나 재택근무지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곳이라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일의 집중도를 높이면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 도쿠시마현 가미야마정 그린밸리 농촌마을은 최근 이곳으로 이주해 오는 도시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어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다. 여느 농촌 마을과 다를 것이 없는 이곳은 비어 있는 건물을 시민단체가 매입, 새 단장을 하고 공유사무실을 만들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이곳 공유사무실을 찾는 사람들은 일본 IT기업 직원들, 예술가, 창업을 꿈꾸는 청년 등으로 다양하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는 사람들과의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어느덧 일상 속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은 온라인으로 구매하여 사용할 수 있고, 회사의 각종 업무나 회의, 학생들의 수업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하여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게 되었다.

이로 인해 농촌을 바라보는 시선도 새롭게 변하고 있다. 어디에서나 무선 인터넷이 가능해 일을 할 수 있고, 복잡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여유 있는 생활을 즐기며,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일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관광 분야는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로 눈을 돌리면서 단체보다는 개별 가족 단위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보다는 조용한 농촌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경북도는 이러한 관광 트렌드에 맞춰 '365일 경북에서 놀자' 농촌관광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농업농촌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불편하고 부족한 관광 인프라는 지속적으로 확충하면서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농촌 지역에 무료로 온라인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농촌체험마을을 중심으로 무선 인터넷망을 구축해 편의를 제공하고, 체험·숙박비 50% 할인과 사이소 농특산물 쿠폰(1만~3만원)을 지급하는 '전 국민 기운 up' 프로젝트를 추진해 농촌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도 경북도는 농촌 관광지 정보검색에서부터 구매까지 쉽게 할 수 있도록 모바일 홈페이지를 구축,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등 '가고 싶고 찾고 싶고 머무르고 싶은 곳'으로 농촌이 탈바꿈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재택근무가 늘어가고 있는 요즘 편안한 휴식과 따뜻한 정을 느끼면서도 업무의 능률을 높이고, 창조적인 영감도 얻을 수 있는 농촌이 비대면 시대 재택근무의 새로운 장소로 자리매김하면서 농촌관광과 조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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