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입자 심정 알기에" 임대료 안받은 '착한 임대인' 조만희 대표

[독자와 함께] 조만희 ㈜삼우에이엔씨 대표
4개월치 안 받고 건물 보수공사도 무료로

경북 구미 건물주인 조만희 대표가 4개월치 임대료를 받지 않은 건물. 전병용 기자
경북 구미 건물주인 조만희 대표가 4개월치 임대료를 받지 않은 건물. 전병용 기자

착한 임대 조만희 대표.
착한 임대 조만희 대표.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누구나 다 어렵습니다. 저 역시 사업을 하기 때문에 세입자들의 심정을 잘 알아 임대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경북 구미에서 한 임대인이 상가 입주자들로부터 4개월치 임대료를 받지 않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구미시 진평동에 6층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삼우에이엔씨 조만희(53) 대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에 처한 입주민들의 넉달치(지난해 3·4월, 올해 1·2월) 임대료를 받지 않았다.

이 건물에는 8개 점포가 입주해 있으며, 8개 점포가 매달 임대료 1천200여만원을 내고 있다.

이 건물에 입주해 있는 박소영 씨는 "코로나 사태로 장사가 안돼 가게를 계속 할 수 있을 지 걱정스러웠고, 임대료 내기가 막막했다"며 "임대료를 절반만 깎아줘도 고마운데, 아예 안받으니 정말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입주자들이 많이 힘들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도움이나마 주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임대료를 일정 부분 받지 않았다"며 "지난해 말 엔 건물 보수도 무료로 했다"고 밝혔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조 대표는 서울에서 발전소를 비롯한 플랜트와 비행장, 사격장 등의 소음·진동 분석과 저감시설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건물은 구미를 거점으로 남부지역에 사업을 확장할 목적으로 지난 2019년 3월에 매입했다.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면서 앞으로도 임대료를 받지 않는 것을 고려해보겠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저 역시 사업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힘을 낼테니 입주자들도 어려운 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시기 바랍니다."

월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조정한다는 합의서.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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