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야권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해선 날 선 반응을 보인다. 김 위원장의 강한 견제에 안 대표의 광폭 행보는 일단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두 사람 간 팽팽한 기 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金 "단일화하려면 좀 솔직해져라"
김 위원장은 1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지만, 단일화를 하려면 솔직해져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누가 자기를 단일 후보로 만들어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단일 후보라고 얘기한 거 아니냐. 그 양반은 정신적으로 자기가 유일한 야당 단일후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도대체가 정치 상식으로 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조건부 출마선언에 대해선 "말도 안 된다. 안철수가 나오면 자기는 안 하겠다는 게 무슨 출마선언이냐"며 "정치인이 납득하기 어려운 명분을 내세우면 본인에게 절대로 불리하지 유리할 게 하나도 없다"고 일갈했다.
김 위원장은 단일화가 불발돼 3자 구도로 선거를 치르더라도 국민의힘 승리를 장담했다.
그는 "국민의힘도 지난 4·15 총선 때와는 달라졌다. 변화의 바탕을 갖다 깔고서 4월 7일까지 가면 우리가 이긴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당내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국민의당과의 당 대 당 통합론에 대해서도 "지금 우리 당은 제1야당으로서 참신한 후보를 만들어내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아예 언급하지 말라. 이러다 콩가루 된다"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견제는 일단 적중한 모습이다.
12일 예정됐던 안 대표와 오 전 시장의 회동은 안 대표 측이 일정 연기를 통보하며 무산됐다. 이에 따라 안 대표의 입당 혹은 당 대 당 통합 논의도 진척이 어려울 전망이다.

◆유독 '안철수'에 예민 반응, 이유는?
김 위원장이 안 대표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해 정치권에선 과거 두 사람 간 악연을 주목한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국면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김 위원장과 안 대표는 야권 통합을 두고 정면충돌한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해소를 위해 야권 통합을 제안하자, 안 대표는 "집안 정리부터 하라"며 단칼에 거절했다. 안 대표는 김 위원장의 제안을 불순한 의도의 정치공작이라 판단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대선후보가 돼야겠다는 생각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해 통합에 반대의견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안 대표가 다시 김 위원장을 겨냥해 "국보위 수준으로 전권을 장악했다", "임시 사장", "쿠데타적 발상" 등의 표현을 써가며 공격하면서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일각에서는 4·7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의 성패가 결정되는 만큼, 김 위원장이 어느 때보다 민감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안 대표가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바탕으로 당 외곽에서 광폭 행보에 나서자 김 위원장이 위기감을 느껴 강경 발언을 쏟아낸다는 것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임기 종료 후 행보에 대해 12일 "보궐선거만 끝나고 나면 나는 사라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등 임기 연장설에 선을 긋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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