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슈체크] 경북유일 2년 연속 출생인구 반등시킨 문경시 비결은?

2020년 출생아 수 328명, 전년 대비 14명 증가
넷째 이상 다자녀 가구도 15가구 증가
차별화된 출산 장려책, 산모·다자녀가구 우대 효과

지난해 넷째 아이를 출산해 3천만원의 출산장려금을 받은 문경시 신기동의 한 가족. 문경시 제공.
지난해 넷째 아이를 출산해 3천만원의 출산장려금을 받은 문경시 신기동의 한 가족. 문경시 제공.

경북 문경시가 해마다 100명씩 줄던 출생아 수를 8년여의 노력끝에 2년 연속 증가세로 만들면서 2021년 새해부터 인구 증가시책이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 지자체의 출생인구는 줄어드는 현실이지만 인구 10만도 되지 않는 7만명선인 문경시는 경북도내에서 유일하게 2년 연속 출생아가 늘어나 눈길을 끈다.

문경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는 328명으로 전년 대비 14명 늘었다.

10년전인 2011년 문경시 출생아수는 1천100여명에 달했다. 그러나 매년 100명 정도씩 감소해 2018년에는 305명에 불과했다.

이런 추세라면 2019년은 200명 정도 출생이 예상되는 분위기였지만 적극적인 출산장려 노력 덕분에 300명 이상으로 반등, 314명이 됐고 지난해 연말기준 328명이 된 것이다.

문경시는 2019년부터 첫째 340만원, 둘째 1천400만원, 셋째 1천600만원, 넷째 이상 3천만원의 통 큰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문경지역에 아이 한 명만 있는 가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첫째와 둘째의 장려금 차이를 1천만원 이상 두었다.

이렇게 해서 넷째 이상 다자녀를 출산해 3천만원의 출산장려금을 받은 가구는 넷째 12가구, 다섯째 1가구, 여섯째 2가구 등 모두 15가구로 2019년 4가구보다 11가구나 증가했다. 첫째부터 여섯째 까지 567명에게 지난해 19억 5천만 원이 지급됐다.

또 소득기준에 관계없이 모든 출산 가정에 건강관리사를 파견해 산모와 신생아 양육을 위한 산모식사관리, 신생아 돌보기, 세탁물 관리 등 가정방문서비스도 제공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시설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 안전한 산후 조리를 돕고 있어 이용률과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게 문경시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8월 경북 문경에서 두 번째로 여섯째 아이를 출산해 전국 최대 출산장려금인 3천만원을 지원받는 주부 윤모(34·왼쪽 세 번째) 씨를 문경시 직원들이 축하하고 있다. 문경에서는 넷째 아이 이상 출산하면 3천만원의 출산장려금을 받는다. 문경시 제공
지난해 8월 경북 문경에서 두 번째로 여섯째 아이를 출산해 전국 최대 출산장려금인 3천만원을 지원받는 주부 윤모(34·왼쪽 세 번째) 씨를 문경시 직원들이 축하하고 있다. 문경에서는 넷째 아이 이상 출산하면 3천만원의 출산장려금을 받는다. 문경시 제공

2019년부터 시작된 문경시장학회의 다자녀가구 생활장학금 지원도 효과를 보고 있다.

세자녀 이상 가구에만 해당되는데 초등학생 30만원, 중학생 50만원, 고등학생 100만원씩 매년 지급하고, 대학생에겐 300만원을 준다. 다자녀의 막내가 만 18세가 될 때까지 모든 자녀가 매년 지원받는다.
지난해 12월 다자녀 가구의 1천544명의 학생에게 10억9천920만원을 지급했다.

대부분 장학재단이 예금이자 등으로 소극적인 장학사업을 벌이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 때 문경시장학회의 이같은 적극적인 장학사업은 인재양성 뿐 아니라 출산 및 양육·교육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다자녀 장학금은 또 학교 성적이나 부모의 재산은 따지지 않으며 국가장학금이나 다른 여러 장학회의 장학금을 받고 있어도 중복 지원이 가능해 '아이 많이 낳는 분위기 조성에 주안점을 둔 맞춤형 장학금'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또 문경시는 다자녀 가정에 대해서는 3년간 월 5만원을 납입해 10세까지 중증 질병, 상해 등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보장성 건강보험금도 지원한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자녀를 많이 낳고 싶어도 만만치 않은 육아비와 교육비 부담 때문에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출산 장려정책과 산모·다자녀가구를 우대하는 시책을 적극 추진, 시민들의 육아비 교육비 부담을 덜어준 것이 출생인구 증가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고윤환 문경시장
고윤환 문경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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