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물자 수송에 필수 인력이다"(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정전을 막아야 한다"(한국수력원자력)
"치과는 침방울 때문에 위험하다."(대한치과의사협회)
정부 산하 기관 및 협회들이 백신 선점을 위해 질병관리청을 상대로 치열한 물밑 작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입수한 '코로나 백신 우선 접종 대상 요청 현황'에 따르면 모두 17곳의 기관 및 협회가 질병관리청에 "우리가 백신을 먼저 맞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을 비롯해 국가보훈처, 국민연금공단, 대한치과의사협회, 법무부, 병무청, 서울시청, 해양수산부, 한국수력원자력 등이다. 조 의원은 "정부가 확보한 백신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불안감 때문에 기관들까지 나서 물밑 경쟁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은 "국가 수출입 물자 수송에 필수 인력"이라며 우선 접종을 요청했다.
노조의 조합원은 모두 항만 1만명, 창고 물류 4천명, 시장 물륜 3천명, 철도 300명 등 2만160명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전국 원자력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운전원, 정비원, 의료지원팀 근무자 등 최대 약 5천명에 대한 우선 접종을 요청했다.
한수원은 "국내 전력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필수 인력으로, 블랙아웃(blackout·대정전) 등 재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우선 접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전 내에는 자체 의료진과 부속의원이 있기 때문에 백신 수송을 위한 일명 '콜드체인'(저온 수송망)이 준비가 돼 있다"며 "정부가 백신만 공급해준다면 한수원이 자체적으로 접종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청 산하 도로교통공단은 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 등 전국 27곳 시험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총 1165명에 대한 우선 접종을 요구했다.
도로교통공단은 "지난해만 573만1973건의 대면 업무(운전면허시험, 면허발급, 면허갱신 등를 처리했다"며 "근무자들이 항상 코로나 감염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우선 접종 대상자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치과에선 비말(침방울) 발생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치과의사 등은 감염 고위험군"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해양수산부 역시 항만 근로자 6만7560명, 선원 7021명에 대한 우선 접종을 언급하며 "외국인 선원과 접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질병관리청은 쇄도하는 백신 민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백신 우선 접종 기준이 아직 세워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각 기관이 저마다 먼저 맞겠다고 주장하고 있어 난감하다"며 "우선 접종 권장 대상과 관련해서는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칠 예정이며, 민원에 따라 그 결과가 좌지우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명희 의원은 "최근 질병관리청 코로나19 백신수급 담당자가 의원실에 '임상결과에 따라 추가접종이 필요해, 백신 수량이 부족할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백신수량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백신 우선접종 순서에 대한 문제는 국민들께 매우 민감한 사안일 수 있다"며 "정부는 객관적·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국민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우선순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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