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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두 배면 온라인 학습시간도 두 배?…원격수업 교육격차 현실로

'코로나19 이후 거주환경 차이가 초등학생의 학습, 게임, 놀이시간에 미치는 영향 분석' 논문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대구 동도초등학교 6학년 교사가 카네이션 엽서를 만든 학생들과 쌍방향 원격 수업을 통해 대화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대구 동도초등학교 6학년 교사가 카네이션 엽서를 만든 학생들과 쌍방향 원격 수업을 통해 대화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된 가운데 주택 가격이 높을 수록 학습시간이 많았고, 낮을 수록 학습시간이 적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서 교육격차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3일 학술지 '공간과 사회' 최신호에 게재된 '코로나19 이후 거주환경의 차이가 초등학생의 학습, 게임, 놀이 시간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따르면 주택 가격 높은 지역 학생일수록 원격수업에 소요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이는 지난해 7~8월 경기도 부천시의 초등학교 3곳의 3~6학년생 44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세 학교는 ▷신도시 아파트 단지 근처 A초등학교 ▷30년 된 아파트 단지 근처 B초등학교 ▷30년 이상 단독주택 및 빌라 근처 C초등학교 등이다. 지난 8월 기준 학교 인근 지역 3.3㎡당 주택시세는 A초 1천410만원, B초 989만원, C초 710만원이었고 외국인 거주 비율은 각각 0.7%, 3.8%, 13.8%였다. 이를 통해 연구자는 학부모의 부가 A초, B초, C초 순으로 높다고 유추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A초 학생들이 원격수업에 들이는 시간이 일평균 155분인 반면, B초는 127분, C초는 83분이었다. 주택 가격이 2배 많을 때, 해당 지역 거주 학생의 원격수업 시간도 2배가량 많았던 셈이다.

연구자는 세학교가 모두 공립 초등학교이고, 이들의 원격수업 대부분이 영상 시청, 과제 제시 형식으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 학생일수록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필요한 온라인 수업에 더 집중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루 동안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을 이용해 게임에 쓰는 평균 시간은 A초 78분, B초 105분, C초 110분으로 정반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로 격차가 더 벌어지기도 했다. A초 학생들은 코로나19 이후 평균 게임시간이 14분 늘어났다고 했는데, C초 학생들은 2배 가까운 26분이 늘어났다고 했다. A초에서는 게임시간이 30분 늘었다는 응답이 25%로 가장 많았지만, C초에서는 2시간 이상 늘었다는 응답이 19.4%로 가장 많았다.

연구자는 "코로나19 이후 초등교육 정책에 대해 '방역만 성공하고 교육은 실패'했다 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코로나19 이후 계층 간 벌어지는 학력 격차, 낮 시간 아이들의 안전, 저소득층 부모의 자녀 학업에 대한 부담 증가, 아이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저소득층 학생의 점심 제공 등을 고려한다면 초등교육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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