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한 달간 꼼짝 못했는데" 코로나 '가짜 양성' 피해자 "황당·억울"

남구 주민 65세 A씨,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에서 양성
번복된 판정에 자가격리 기간만 더 길어져, 생활에 지장 커
가족, 직장 동료도 줄줄이 피해, 죄책감과 냉랭한 시선에 주눅

지난 12일 대구 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성일권 기자sungig@imaeil.com
지난 12일 대구 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성일권 기자sungig@imaeil.com

코로나19 가짜 양성(위양성) 판정을 받은 대구경북 환자 일부가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판정 번복으로 황당하고 억울한데다 주위의 시선 탓에 고통받고 있다.

A(65·대구 남구 대명동) 씨는 지난 8일 '자가격리 해제'를 앞두고 남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였던 A씨는 지난해 12월 29일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지난 10일 해제를 앞둔 터였다. 검사 결과는 '양성'. A씨는 자가격리 기간 중 아무런 증상이 없어 남구보건소 측에 재검사를 요구했지만 "밀접 접촉자여서 다시 검사해도 양성일 것"이라는 답만 돌아왔다.

9일 대구 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A씨는 1인실에서 나흘을 보냈다. 역시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 그는 "몸에 아무 이상이 없어 무증상 환자인가 싶었다. 치료센터에 있으니 괜히 머리가 지끈거리기도 했다"고 회생했다. 그러던 중 10일 재검사가 필요하다는 남구보건소 연락을 받고 이틀간 재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음성'이었다.

A씨는 번복 판정에 황당함과 억울함을 토로했다. 게다가 가짜 양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생활치료센터 퇴소 후에도 2주간(25일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아예 생활치료센터에서 재검사를 받지 않았으면….'하는 후회까지 든다고 했다.

그는 "1월 10일 끝날 예정인 자가격리가 치료센터를 오가며 계속 길어지고 있다. 결국 지난해 12월 29일부터 1월 25일까지 한 달 가량 꼼짝 못하고 있다. 출근을 못할 뿐 아니라 편찮은 장인어른을 돌봐야 하는데 방법이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가족과 지인에 대한 미안함과 냉랭한 주위의 시선 탓에 스트레스도 크다.

아내 B(61) 씨는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9일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12일 해제 통보를 받았다. 보험설계사로 활동하는 B씨는 자가격리 후 일터에 나가려고 했지만 회사는 2주간 출근 금지 통보를 내렸다. 찜찜하다는 이유다. A씨의 양성 판정 통보에 회사 동료들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거나 재택근무를 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그는 당시 남구보건소로부터 자세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양성이 나온 검사자 중 상당수가 음성이 나왔고, 검사 수치가 이상해 재검사를 해야 한다. 일이 이렇게 돼 미안하다'는 간략한 설명과 사과 뿐이었다는 것이다.

대구시와 남구보건소는 "안타깝고 죄송하다. 보상 부분에 대해 논의 중이지만 관련 지침에 보상 기준이 없다. 거듭 사과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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