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 주거지역 식료품 유통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여간한 음식점, 주점이 오후 9시면 문을 닫거나 실내 판매를 금지하다 보니 '홈술'용 주류와 식사 뿐만 아니라 급한 장보기를 가까운 편의점에서 해결하는 사례가 늘면서다.
편의점 업계는 편의점에서 장 보는 문화를 정착시켜 신규수익을 창출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방역조치 강화에 편의점 매출만 소폭 증가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국내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한 2월부터 매출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뒤 8월까지 내림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가 잠시 주춤한 9월과 10월에 상승세로 전환했으나 11월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며 재차 매출 하락을 겪었다.
대형마트(-4.1%)와 백화점(-4.3%), SSM(-9.8%) 등 업체 전체가 부진했던 것과 대비된다. SSM은 타 업태가 할인행사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면서 식품판매가 줄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소비자들 외출, 외부 활동이 줄면서 주력 상품인 의류와 잡화 매출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편의점만 지난해 11월까지 매출이 3.3% 늘어 홀로 웃었다.
그간 심야에도 영업하는 편의점이 동네 수퍼마켓을 대체하는 곳이 대폭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강화하면서 지난 연말 이후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오후 9시 이후 영업 금지 등 변화가 발생했다.
심야 술자리는 집이나 숙박업소로 옮겨갔다. 늦은 저녁 식사하거나 급한 장을 볼 곳이 마땅찮아지자 가까운 곳에서 언제나 문을 여는 편의점이 부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 시대의 편의점은 장 보기 안성맞춤 마켓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편의점 업계도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소비자들의 '장 보기' 수요를 충족하려 전략 강화에 힘쓴다.
◆지난해 편의점 식품·생필품 판매 ↑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에서 지난 한 해간 식품류와 세제, 휴지, 화장품 등 주요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60% 늘었다. 품목별로는 정육과 채소, 과일 등 식재료 매출이 급증했다. 냉동육 경우 2019년에는 전년 대비 79% 늘었다가 지난해는 전년 대비 296%나 증가했다.
상권별로 보면 주택가에서 65.8%라는 압도적 매출 비중이 나타났다.
편의점 채소와 과일도 비슷하게 인기를 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초 농협경제지주와 협약을 맺고서 대파와 깐마늘, 양파, 감자 등 필수 채소에 시금치, 깻잎, 상추, 당근 등까지 공급해 왔다. 바나나와 사과, 딸기, 토마토, 참외 등 신선과일도 판매하는데 이런 과채류 매출이 지난 한해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24는 이달 한달 간 역대 최대 규모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컵밥과 찌개, 샐러드 등 가정간편식(HMR)과 위생용품, 주요 생필품등을 평소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
미니스톱도 올해부터 신선식품 자판기 프레시스토어를 도입하고 패스트푸드 전문점 슈퍼바이츠를 선보이며 매출 다변화 전략을 펼친다.

◆고객 다변화 미끼상품…토이캔디·두꺼비 컬래버
편의점 업계는 유통 판도 재편에 발맞춰 소비자 관심을 모으고 고객층을 다변화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주택가의 어린이, 청소년과 2030세대의 재방문을 유도할 여러 협업 상품을 속속 내놓는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주택가 편의점의 어린이 고객 대상 상품이 인기를 끌자 이달 초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협업 상품을 내놨다. 영국 인기 애니메이션 '페파피그'와 협업한 토이캔디를 출시하고 철제 케이스에 캐릭터 장난감과 젤리를 함께 담아 파는 것이다. 가격은 2천원 대다.
토이캔디란 사탕, 초콜릿 등 간식을 소형 장난감과 함께 판매하는 상품을 이른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가 상권의 토이캔디매출이 전년 대비 16.2% 늘었다. 전체 사탕 매출에서 토이캔디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1.2%에서 지난해 17.4%로 뛰었다.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아동 완구와 어린이 음료, 문구류 매출도 각각 전년보다 16%, 12.4%, 10.1% 늘었다.

하이트진로는 코로나19 유행에 가정 내 주류 소비가 늘어난 점을 고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에 인기 많은 자사 두꺼비 캐릭터를 편의점 이색 협업상품으로 내놓으며 소비 촉진을 유도하고 있다.
CU는 2030세대의 주류 레트로 유행을 타고 진로의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마카롱, 칼라만시 컵케이크 등 디저트 2종을 12일 출시했다. 패키지에 마카롱을 든 두꺼비를 넣는가 하면, 두꺼비 모양 초콜릿을 컵케이크 위에 얹었다.
GS25도 진로와 협업해 두꺼비 캐릭터를 내세운 소주 안주와 과자, 떡볶이, 껌 등 협업 상품 4종을 내놨다.
두꺼비의 울음 의성어인 '두껍'에서 착안해 두껍고 넓은 면을 주재료로 활용한 두껍면 떡볶이, 육포와 구운 오징어 등 안주 6종으로 구성한 진로 안주 플래터, 두꺼비 헛개껌 등이다.

이마트24는 두꺼비 캐릭터 젤리 '아임이 두꺼비 젤리'를 오는 21일 출시하고 내달 14일 밸런타인데이에 앞서 두꺼비 굿즈를 내놓는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손님 발길을 불러모을 수 있는 재미있고 인상적인 제품을 판매해 접근성과 매출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에도 홈술, 장보기 등 유행에 고객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는 만큼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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