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래차 전환 기로에 선 대구車부품업계

미래차부품 개발·생산기업 100개 중 5곳꼴 , 영세업체는 사실상 손 놔
점점 빨라지는 미래차 시대…“변화 없으면 대구 산업 근간 흔들릴 수도”
"미래차 R&D센터 등 특단의 대책 나와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 친환경 미래차 관련 설명을 들은 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 친환경 미래차 관련 설명을 들은 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자동차부품업계의 의존도가 높은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 개발 중단을 선언하고 미래차(전기·수소·자율주행차) 시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지역업체의 체질 전환은 좀체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이러다간 지역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자동차부품업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디젤엔진 신규 개발을 전면 중단했다. 가솔린 엔진도 단계적으로 개발을 멈춘다. 40여 년 이어온 내연기관 엔진 개발을 접고, 전기차 등 미래차 대전환에 나서는 것이다.

이에 반해 국내 완성차 1·2·3차 협력업체들이 주를 이루는 대구 부품업계의 미래차 전환 준비는 극히 부진하다.

17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가 최근 미래차 핵심부품 기술개발 또는 생산에 돌입한 업체를 전수 조사한 결과 전체 1천122곳 중 61곳에 불과했다. 100곳 중 5곳(5.4%)만이 미래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지역 자동차부품업체 중 그나마 미래차 개발 여력이 있는 1차 협력업체는 소수에 불과하고,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기 힘든 2·3차 협력업체가 대다수인 탓이다.

2·3차 협력업체들도 미래차 전환을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자금과 기술,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상용화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앞서 리서치코리아가 2019년 12월 대구 전기·자율차 관련 262곳의 기업 실태를 분석한 결과, 업체당 평균 연구개발 인력 숫자는 2016년 13.59명, 2017년 13.12명, 2018년 12.42명으로 오히려 줄고 있다.

지역 자동차부품업계와 학계에선 "이러는 사이 미국과 중국의 부품기업들이 글로벌 전기차 부품 공급망을 전부 장악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대구시는 올해부터 '미래차 산업 발전협의회'를 도입하고, 시비 35억7천만원을 들여 모두 9개의 미래형자동차 선도기술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단순한 기술 개발 지원을 넘어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재천 계명대 미래형자동차공학전공 교수는 "지역 자동차부품업계의 성공적인 미래차 전환은 단순한 개별 업체 문제가 아니라 지역경제의 생사가 달린 사안"이라며 "연구소, 대학, 지자체가 힘을 모아 미래차 R&D센터를 조성하는 등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 산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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