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급증했다. 작년 한 해에만 100조5천억원을 가계가 은행에서 빌려 썼다. 2004년 집계 시작 이래 최대 증가 폭이다. IMF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100.6%다. 영국(87.7%), 미국(81.2%), 일본(65.3%)은 물론, 선진국 평균(78%)과 세계 평균(65.3%)에 비해 매우 높다. 왜 이처럼 어마어마한 빚을 끌어다 썼을까.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집값은 더 올랐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부지런히 일하고, 알뜰히 저축해도 집값은 자고 나면 올랐다. 아무리 아끼고, 열심히 벌어도 오르는 집값을 따라잡을 길이 없다. '일개미' 삶으로는 내 집 마련은커녕 점점 변두리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나는 변한 게 없는데, 세상이 변하는 바람에 내 처지가 궁색해지는 것이다. '일개미'가 거액의 빚을 내 '동학개미'로 나서고, 영혼까지 끌어모아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까닭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상위 20%의 평균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은 11억2천481만원으로 하위 20%(675만원)보다 11억1천800만원 이상 많았다. 상위 20%의 순자산은 2017년 9억4천670만원에서 계속 늘어 2020년 18.8% 증가한 반면, 하위 20%는 950만원에서 더 줄었다. 또 '순자산 5분위 배율'은 166.64배로 2019년(125.60배)보다 41.04배 포인트 올랐다. 5분위 배율이 클수록 자산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폭등과 고용 한파로 이 배율은 매년 상승했다.
좋은 말. 가령 사랑한다,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로 풀리는 매듭들이 있다. 가족 간, 친구 간 마음의 빚이나 소소한 앙금은 그런 말로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배부르다'고 천만 번 외친다고 사흘 굶은 사람의 배고픔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렇게 자기최면으로 시간만 보내다가는 사망에 이르기 마련이다.
문재인 정부는 애당초 현실의 실체를 개선할 실력이 없었다. 그래서 실체를 개선하는 대신 국민의 인식을 바꾸는 데 집중했다. 오직 그럴듯한 말뿐이었다. 과학과 통계가 아니라 최면술로 3년 8개월 내내 국민을 기만한 것이다. 그 결과가 작금의 양극화, 고용 한파, 집값 폭등, 자영업 폭망, 세금 폭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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