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직 야구선수 폭행에 지적 장애인 된 남편"…검찰, 징역 2년 구형

'전직 야구선수 폭행' 청와대 국민청원

한 남성을 폭행해 재판에 넘겨진 전직 야구선수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해당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공개되며 전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수원고법 제1형사부(노경필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폭행치상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전직 야구선수 A(39) 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 행위로 인한 피해 정도가 상당히 심해, 결국 피해자 B씨가 전치 16주를 받는 등 중상해를 입었다"며 "B씨는 외상성 뇌경막하 출혈(외부 충격으로 뇌에 피가 고이는 증상)으로 정상적 생활이 어려운 지적장애인이 됐다.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가벼워 징역 2년을 구형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며 "(형량을) 다 마치고 나면 어떻게든 보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피해자 B씨 아내는 "A씨는 상해 의도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남편은 중상해를 입었다"며 "그럼에도 A씨는 남편의 치료에 관여하지 않았고 알려고조차 하지 않았다"고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인 우리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의 말도 없었다. 생계의 어려움으로 지금 거주하는 집에서 당장 나가야 할 처지"라며 "막막하다. 부디 재판부가 도와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19만명으로 마감

지난해 11월 5일 '한순간에 일반인이 아이큐 55와 지적장애인(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 된 저희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청원글은 한달간 18만9천여명의 동의를 얻고 마감됐다.

자녀 둘을 둔 평범한 네 식구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2018년 3월 발생한 사건으로 남편이 하루아침에 건강과 직장을 잃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가해자 A씨와 남편 등 지인 넷이 가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남편과 A씨 사이에 사소한 실랑이가 일었고, A씨가 남편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A씨가 전직 야구선수로 덩치도 크고 힘도 좋은 남성"이라며 "단 한 번 얼굴 가격으로 남편이 시멘트 바닥에 쓰러지며 머리를 부딪쳐 정신을 바로 잃었다"고 했다.

청원인이 보배드림 등을 통해 공개한 사고 당시 CC(폐쇄회로)TV를 보면 한 남성이 오른손으로 마주 선 또 다른 남성의 얼굴을 강하게 가격한다. 얼굴을 맞은 남성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며 머리를 부딪치는 모습도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청원인은 "이후 A씨와 그의 친구가 상대방의 차량으로 남편을 들어서 옮겼고, 그 상황을 목격한 한 식당 주인이 경찰에 신고했다"며 "A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는데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고 둘러댄 후 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청원인에게도 '남편이 술에 취해 차량 안에서 잠이 들었으니 집으로 데려주겠다'고 둘러댔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사고 장소에서 집까지 5분 정도 오는 동안 남편이 눈물을 흘리고 코피를 흘리는 등 이상한 모습을 보이고 깨지 못하고 구토를 하는 모습에 사고 이후 1시간이 지나서야 제가 직접 119에 신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청원인의 남편은 검사 결과 뇌경막하 출혈 진단을 받았다. 이후 두개골 절제 후 인공뼈 이식 수술 등을 받아 목숨을 건졌으나 이후 극도의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남편이 현재 귀 한쪽에 이명 증상이 나타났고 인공 뼈를 이식했으나 머리 모양이 잘 맞지 않고, 기억력 감퇴와 어눌한 말투, 신경질적인 성격, 아이큐 55 정도의 수준으로 직장까지 잃게 됐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지적 장애 판정을 받아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라는 등급까지 받게 됐다"며 "이제는 직장 생활도 할 수가 없고 평범한 행복으로 살아가던 저희 가정은 지금 파탄의 지경에 이르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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