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들끓는 베테랑들 "김종인이 뭔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대?"

보궐선거 앞두고 다시 등장하는 노장들의 훈수 정치
단순한 훈수정치인가? 포스트 김종인 체제 준비 움직임인가?
촉각 곤두서는 제1야당 안팎의 움직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당에 오신 지 8개월이 넘었는데, 왜 지지율이 높은 후보를 만들어내지 못했느냐. (김 위원장이) 말하는 걸 들어보면 민주주의가 아니다. 비대위원장은 공정경쟁 관리책임자다. 비대위원장이 누군가를 후보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해선 안 된다. '(안철수) 넌 안 돼'라고 할 수 있는 권한이 김 위원장에게 있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직격했다.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가 되겠다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두고 한사코 "저 사람은 안된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김 위원장을 향해 강한 경고의 화살을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총지휘관인 김종인 위원장을 비판적으로 견제하는 국민의힘 출신 베테랑 정치인들의 이른바 '훈수정치'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단순한 훈수일 뿐'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보궐선거 승리 지분을 확보하는 적극적인 컨설팅인 동시에 4월 김종인 이후 체제에 대비한 세력 장악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무성 마포포럼 공동대표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김무성 마포포럼 공동대표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정례 세미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쪽은 옛 비박계의 좌장 역할을 해온 김무성 전 대표다. 그가 '대선 주자 만들기'를 위해 만들어놓은 '마포포럼'은 강석호 전 의원을 비롯해 몸담고 있는 전·현직 의원 회원 수만 60여 명에 이르고, 4월 재보선 출마자들까지 앞다퉈 노크를 하고 있다.

서청원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서청원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비박계에 김 전 대표가 있다면 옛 친박계에서는 서청원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이끄는 모임이 주목을 끌고 있다. 서 전 최고위원의 모임은 소규모 친목 형태이지만, 이인제 전 최고위원, 이주영·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황우여·유일호 전 부총리에다 최근엔 현역인 김기현·김태호 의원 등이 합류하면서 모임에 활력이 돌고 있다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모임 역시 차기 당권·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이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도와와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된 후보 발굴에 실패하고도 위기 인식이 없는 현재 김종인 체제에 대한 강한 불만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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