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시장 후보 10명 난립 갈등…또 시험대 오른 '김종인 리더십'

당내 경선 마무리·야권후보 단일화·본선 승리까지 능력 보여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정치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취임 초기 '노련한 담론 제조기' 역할로 당의 이미지 쇄신을 주도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면 이제는 첨예한 정치적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갈등관리 능력을 보여줄 차례다.

이미 10명이 출사표를 던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의 당내 경선을 매끄럽게 마무리하는 것부터 보통 일이 아니다. 나아가 야권후보 단일화라는 작품도 만들어내야 한다. 특히 본선에서 여당을 꺾는 화룡점정(畵龍點睛)까지 필요하다.

정치권에선 제1야당이 4월 재보궐선거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내년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은 물론 김종인 위원장의 위상도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는 원심력(遠心力)이 상당할 수밖에 없는 경선국면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이다. 17일까지 출마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당내 인사만 모두 10명이다.

김 위원장으로선 최종적으로 단 한 명에게만 고맙다는 소리를 듣고 나머지 아홉 명과는 등을 져야 하는 등 아무리 잘해도 본전조차 찾기 어려운 과정을 소화해야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언제까지 굴러온 돌에게 당을 맡겨야 하느냐'는 불만을 품고 있는 당내 세력이 즐비한 상황이라 어떤 경선결과가 나오더라도 분란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며 "'고집불통'과 '차르'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어떤 묘수로 닥쳐올 난관을 헤쳐나갈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대과 없이 집안 살림(경선)을 마무리한다고 해서 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필두로 한 (보수진영) 야권후보 단일화 작업이라는 더 어려운 관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과 안 대표 사이에 구원(舊怨)이 남아있어 더욱 지난한 과정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최근 들어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3자 구도도 자신 있다'는 언급으로 사실상 안 대표의 굴복을 요구하고 있는데 여론의 추이에 따라서는 김 위원장이 당 안팎의 야권후보 단일화 요구세력에 굴복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우여곡절 끝에 김 위원장이 제1야당 소속 야권 단일후보를 내놓는다 하더라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 후보를 이기지 못하면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리는 격이 된다. 당장 선거패배에 대한 책임론에 당은 물론 본인도 정치적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 공산이 크다.

정치권 관계자는 "재보궐선거 결과는 제1야당의 차기 전당대회는 물론 대권경쟁과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조그마한 빈틈만 보이더라도 기존 당내세력의 파상공세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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