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내놓은 사회적 거리두기 일부 완화 조치가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반발로 하루 만에 무산되자 식당 등 지역 자영업자들의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영업 시간 확대를 기대했다가 물거품이 되면서 '오락가락 행정'에 분통을 터뜨렸다.
더구나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유지되는 터라 매장 영업이 가능해진 카페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곤 달라지는 것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또 종교시설의 대면 활동 허용 등으로 방역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업 확대 기대했다가 무산…'허탈감만 커져'
시는 당초 지난 16일 발표를 통해 식당과 실내체육시설의 영업제한시간을 기존 오후 9시에서 오후 11시로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풍선 효과를 우려한 다른 지자체의 반대로 오후 9시까지인 영업 제한을 18일부터 2주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대구 북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신모(32) 씨는 "지금은 영업시간이 짧다보니 회원 30% 이상이 회원권 사용을 정지해 두고 있다. 당초 대구시 계획대로 오후 11시로 영업시간이 늘었다면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운영할 수 있었다"며 "대구는 다른 지역보다는 상황이 나은데 완화 결정이 취소되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하루 만에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뒤바뀐 것에 분통을 터트리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업 시간 확대 기대에 따라 재료 준비와 아르바이트 인력 확보, 예약 접수 등이 모두 없던 일이 됐기 때문이다.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식당 업주는 "다음 주부터 영업 시간 연장을 계산하고 장사를 준비했는데, 하루 만에 결정이 뒤집혀서 어이가 없다"며 "정부와 대구시 등 도대체 누굴 믿고 영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카페는 안도…교회 등 대해선 방역 허점 우려도
시의 이번 방역 조치 완화로 매장 내 영업을 할 수 있는 카페는 한숨을 돌렸다. 그동안 배달·포장만 됐지만, 18일부터는 출입자명부 작성과 좌석 간 1m 거리 유지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졌다.
대구 중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37) 씨는 "배달·포장만 가능해진 뒤 손님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서 매출이 크게 하락했다"며 "오후 9시까지기는 하지만 매장 영업이 가능해져 한숨을 돌리게 됐다"고 했다.
방역 조치 완화가 반갑지 않은 곳도 있다. 교회 등 종교시설의 대면 예배 허용에 일부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지난달 초부터 진행된 코로나19 3차 유행의 시작점이 교회였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교회는 지역 내 집단감염의 대표적인 장소였다.
김모(49·대구 수성구 지산동) 씨는 "최근 인근 교회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와 주변 상가들까지 덩달아 피해를 입었다"며 "교회 예배 허용으로 또다시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 교회 1천700여 개 중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서 지금껏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곳이 99.4%에 달한다. 예배할 때 신도 대부분이 앞만 보고 있어 비말로 인한 확산 우려도 적은 편"이라며 "일부 그릇된 종교적 신념을 갖고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교회도 있었던 것이 사실인 만큼 지침을 어긴 곳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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