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대통령은 사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에만 골똘해 그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서울시장 보궐선거나 다음 대선 때 이용할 중요한 이슈로 남겨둔다는 생각"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사면 이슈를 앞으로 펼쳐질 중요한 정치적 국면에서 지지세력 결집에 이용할 것이라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고 밝히면서도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여지를 남긴 바 있다.
손 전 대표는 또 "국민 통합은 염두에 없고, 오직 자기 지지 세력을 업고 그들 중심으로 다음 정권 재창출에만 몰두하겠다는 뜻"이라며 "대통령은 측근 세력의 뜻을 국민 여론으로 추켜세우며 이를 그대로 좆는 자리가 아니다. 그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최고의 정치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분열과 갈등의 캄캄한 동굴에서 벗어나 넓은 광야로 힘차게 나가야 한다. 스스로 쳐놓은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손학규 페이스북 글 전문.
<문재인 대통령의 사면 거부에 대하여>
실망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하면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두 전직 대통령이 "과거의 잘못을 부정하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그들의 사과를 요구했다. "대 전제는 국민에게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사과'와 '공감대'를 요구한 86세대를 비롯한 친문 지지세력의 뜻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내가 어제 대통령께 드리는 글에서 걱정한 그대로다. 국민 통합은 염두에 없고, 오직 자기 지지 세력을 업고 그들 중심으로 다음 정권 재창출에만 몰두하겠다는 뜻이다.
대통령은 측근 세력의 뜻을 국민 여론으로 추켜세우며 이를 그대로 좆는 자리가 아니다. 그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그는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누구나가 그렇게 알고 있듯이, 두 전직 대통령이 형기를 마칠 때까지 수감되어 있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풀어줄 것이다. 대통령은 사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에만 골똘해서 그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다. 서울 시장 보궐선거나 다음 대선 때 이용할 중요한 이슈로 남겨둔다는 생각일 게다. 사면 이슈를 통합은커녕 분열을 통한 지지세력 결집에 이용할 것이 분명해 진 것이다.
민심은 물과 같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水則載舟 水則覆舟). 순자(荀子)의 말이다. 촛불 혁명으로 국민의 뜻에 따라 정권을 잡은 문대통령과 지지자들은 자칫 민심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으로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함께 당면해 있다. 미·중 대결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코로나 사태 이후 새로이 전개될 세계적 기술 혁명의 시대에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북한의 김정은은 핵무기를 앞세워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통합된 국민의 의지를 모아 이러한 시련을 이겨내야 한다.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최고의 정치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 분열과 갈등의 캄캄한 동굴에서 벗어나 넓은 광야로 힘차게 나가야 한다. 스스로 쳐놓은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야 한다.
다산 정약용이 말했다. "사나이는 가슴 속에 항상 가을매가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듯한 기상을 품고서 천지를 조그마하게 보고, 우주도 가볍게 손으로 요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녀야 옳다."
대통령이 매의 시야를 갖고 국민과 함께 새로운 천지로 웅비하길 바란다.
2021. 1. 18
손 학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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