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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코로나19와 영화

봉준호 감독이 오는 9월 열리는 제78회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장에 위촉됐다. 15일 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은 심사위원장 제안을 수락하며
봉준호 감독이 오는 9월 열리는 제78회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장에 위촉됐다. 15일 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은 심사위원장 제안을 수락하며 "베네치아 영화제의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영화의 전통에 함께 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

김지석 디지털논설위원
김지석 디지털논설위원

영화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피해가 큰 대표적 업종이다. 많은 극장이 문을 닫았고 완성된 영화들이 개봉을 미루거나 온라인 동영상(OTT) 서비스로 넘어갔다. 어떤 영화들은 촬영을 중단하고 일부 영화들은 극장에서 상영을 이어가고 있지만, 극장 안은 썰렁할 수밖에 없다. 영화 관람은 청춘 남녀의 흔한 데이트 코스이자 대표적인 여가 보내기 수단이었는데 이제 보기 드문 풍경이 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만든 세상은 이전의 세상과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한다. 천만 관객이 드는 대박 영화를 더는 기대하기 어렵게 되고 극장 시스템이 OTT 서비스에 자리를 내주게 되는 것은 아닐까. 봉준호 영화감독은 이와 관련, 지난달 한 스페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낙관적이라며 "우리가 이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지만, 그것은 과장이다. 친구들에게 나는 항상 똑같은 말을 한다. 코로나19는 사라지고 영화는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봉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2019년 5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올랐다. 봉 감독이 세계 영화사와 한국 영화사에 큰 획을 그은 직후 코로나19가 세상을 덮쳤다. 이 때문에 세계 3대 영화제로 평가받는 칸 영화제는 지난해에 개최되지 못했으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베네치아 영화제와 베를린 영화제는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봉 감독은 최근 올해 9월 열리는 제78회 베네치아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 그는 심사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진정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3대 영화제는 그동안 빔 벤더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마틴 스콜세지, 쿠엔틴 타란티노, 왕가위 등 명장들과 로버트 드니로, 카트린 드뇌브, 숀 펜, 공리, 케이트 블란쳇 등 명배우들이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세계적 거장 반열에 오른 봉 감독의 위상을 재확인한 셈이다.

영화제가 개최되는 것은 영화가 변함없이 사람들의 현실과 꿈을 이야기하고 영화를 통해 문화 교류가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가 물러가고 세계 곳곳의 극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큰 화면 속으로 빨려 들듯 몰입하는 순간을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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