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제로'에 집착하기보다 '하나'라도 도전하는 태도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제로 웨이스트 안내서

제로웨이스트는 처음인데요/ 소일 지음 / 판미동 펴냄

한 시민이 마트에서 구입한 물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매일신문 DB
한 시민이 마트에서 구입한 물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매일신문 DB

이 책은 지구 환경을 걱정하는 평범한 우리들을 위한 제로 웨이스트 안내서다. 저자는 "삶에서 필요 없는 것들을 덜어 내는 과정에서 물건을 줄이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삶"이라고 강조한다.

출근길, 우리 손에는 일회용 컵에 담긴 커피가 들려 있다. 지구 환경을 생각해서 텀블러를 챙기기도 하지만 잊어버리기 다반사다. 그러면서 우리는 플라스틱을 가득 삼키고 죽은 고래를 위해 기꺼이 후원한다. 모순적이지만, 현실적인 모습이다. 이런 우리들이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게 가능할까? 저자는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개인의 '1'은 별 것 아니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1'을 줄인다면 전 세계의 쓰레기가 100분의 1만큼 줄 것이기에 100분의 1만큼 자원을 아낄 수 있고,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빨대 사용을 하지 않고,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쓰는 일은 번거로움을 수반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따른다. 저자는 "혼자 하는 것이 막막하다면 쓰레기 줄이는 데 관심이 많은 친구를 만들어 연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시작한 인스타그램 같이 쓰레기줍기 캠페인은 그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동네 산책 중에 버려진 쓰레기 하나를 줍고 인증사진을 찍는 것이 그것이다.

나 혼자 결심하고 나 혼자 실행하는 제로 웨이스트는 그나마 쉽다. 그러나 직장생활에서나 여행지에서 혹은 파티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저자는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개인 식기를 챙기고 정리하는 수고와 더불어 실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 수고와 용기를 장착하고도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한 노하우와 팁은 필수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도처에 널린 세상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 언제나 쓰레기를 만들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5년 동안 제로 웨이스트를 실행해 온 저자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 애쓸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 많은 쓰레기를 제로로 만드는 제로 웨이스트는 사실상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목표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100에서 90으로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노력, 그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하라는대로 따라하다 보면 각자 나만의 제로 웨이스트 방식을 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260쪽, 1만5천800원

책
책 '제로 웨이스트는 처음인데요'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