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도 출신 '6·25 영웅' 고 전원식 일병 70년 만에 귀환

유일한 혈육 70대 딸 “아버지라는 이름 평생 처음 불러본다” 굵은 눈물
신원확인 통지서, 호국의 얼 함 등 전달…국립 대전현충원 안장 예정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고 전원식 일병의 딸 전정숙(오른쪽) 씨에게 호국영웅 귀환패를 전달하고 있다. 청도군 제공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고 전원식 일병의 딸 전정숙(오른쪽) 씨에게 호국영웅 귀환패를 전달하고 있다. 청도군 제공

경북 청도 출신 6·25 참전 용사 고(故) 전원식 일병의 유해가 전사한 지 70년 만에 가족 품으로 안겼다.

지난해 12월 신원이 확인된 고인은 20일 청도군청 대회의실에서 '호국의 영웅 고 전원식 일병 귀환행사'를 거쳐 수습된 유품과 함께 유족들에게 돌아갔다.

전 일병의 유일한 혈육인 딸 전정숙(73·청도읍 신도리) 씨는 "두 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돌아오셨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이제 정말 편안히 잠드셨으면 좋겠다"며 연신 흐르는 굵은 눈물을 삼켰다. 유족들로 고인의 친동생 전춘식(84) 씨와 사촌 동생 등 8명이 참석해 서로 위로의 마음을 나눴다.

20일 청도군청에서
20일 청도군청에서 '6·25 호국 영웅 고 전원식 일병 귀환행사'가 열리고 있다. 청도군 제공

이날 행사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고인의 신원확인 통지서, 종군기장, 호국영웅 귀환패 및 호국의 얼 함 등을 유족에게 엄숙히 전달했다.

1925년생인 전 일병은 청도군 대성면(현 청도읍)이 고향으로 6남1녀 중 셋째로 농사일을 하다 24살이던 1949년 혼인했다. 하지만 고인은 2년 후인 1951년 아내와 2살배기 딸을 남겨 두고 참전한 것으로 기록에 남아있다.

이에 대해 유해발굴감식단은 "전 일병은 자진 입대해 국군 제 8사단 10연대에 편입돼 낙동강 전투에 참전하고 이후 부대와 함께 북진해 경기도 양평을 경유해 함경도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고인은 1·4후퇴 때인 1951년 2월 경기도 가평지역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고인의 유해는 가평 지역 한 주민의 제보로 지난 2015년 10월에 발굴됐다. 이 주민은 "1·4후퇴 시기에 부상당한 군인 2명을 집에서 돌보다 돌아가시는 바람에 선산 근처 숲 가마터에 매장했다"고 했다.

증언의 신빙성을 확인한 유해발굴감식단은 고인이 완전한 유해의 모습으로 발견됐으며, 단추, 옷핀, 빗을 포함한 유품 23여 점이 함께 발굴됐다고 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마침 혈육인 딸을 방문해 DNA검사로 유족을 확인하고 이날 귀환행사를 갖게 됐다. 유해는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은 6'25 전쟁 중 칠곡, 영천, 영덕, 장사 등 낙동강 전쟁의 한 복판에 있었으며, 이름없는 학도병 등 수많은 전쟁영웅을 끝까지 찾아내는데 함께 하겠다"고 했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자랑스런 호국영웅이 가족의 품으로 귀환하게 돼 가슴 뭉클하며, 전사자 파악 등 이들이 모두 영면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했다.

고 전원식 일병 유가족에게 전달된 신원확인 통지서, 호국영웅 귀환패, 호국의 얼 함.
고 전원식 일병 유가족에게 전달된 신원확인 통지서, 호국영웅 귀환패, 호국의 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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