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 문화와 종손 역할에 혁신을 거듭해오고 있는 퇴계종가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불천위'(不遷位) 제사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Z00M방식으로 전국에 생중계해 또 다시 혁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퇴계문중은 지난 20(음력 12월 8일)일 조선 성리학의 큰 스승인 퇴계선생의 불천위 제사를 퇴계종택 추월한수정에서 화상회의 플랫폼인 Z00M방식으로 전국에 생중계로 거행했다.
해마다 퇴계선생의 불천위 제사에는 문중 후손뿐 아니라, 선생을 존숭했던 문중과 유림, 학자 등 수백여명이 참석했으나, 올 해는 코로나19에 따른 정부방침에 선도적으로 나서기 위해 이같은 방식으로 진행한 것이다.

이날 불천위에는 이근필 종손(초헌관)과 아헌관 이동구 도산서원 별유사, 종헌관 이동원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부원장, 집례 이원봉, 축관 이재근, 좌집사 이원용, 우집사 이원길 등 7명의 후손들만이 참석했다.
이 밖에 전국에 흩어져 있는 30여명의 후손과 참제자들이 의관을 갖추고 ZOOM으로 실시간 전해지는 제사에 참여해 예를 갖췄다.
당초, 문중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등은 올 해 선생의 450주기를 맞아 불천위 제사에 앞서 추모공연과 학술강연 등 추념행사를 마련하는 등 평소보다 많은 인원들이 함께해 선생의 뜻을 배울 기회를 가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사회적거리두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근필 종손은 "올 해는 450주기라는 큰 의미가 있지만, 사회와 정부방침에 솔선해서 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사상초유의 비대면으로 거행됐다.

이에따라 평소 퇴계선생이 강조하시던 '의어금이불원어고'(宜於今而不遠於古·현실에 맞게 하되 옛 것에 멀리 벗어나지 않으면 된다)처럼, 전통 예법의 기본을 존중하면서도 그 시대에 합당한 예를 갖춰 정성을 다하자는 가르침을 실천했다.
평소, 퇴계종가는 평생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생을 마감할 때에도 호화로운 제사상을 차리지 않도록 한 선생의 뜻에 따라 제수상을 간소하게 마련해오고 있다.

또, 몇 해 전부터는 참여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제사를 저녁 6시로 바꾸고, 종손위 권한을 내려 놓는 등 혁신하는 모습으로 현대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퇴계 후손 이동구 도산서원 별유사는 "퇴계 선생의 삶의 철학을 후손들이 받을어 실천하는 모습을 통해 현대사회의 모범이 되길 바란다. 이번 불천위 제사도 전국의 참제자들이 종손의 뜻을 따라 간소하면서도 정성을 다해 모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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