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균 나이 67세, 95명 '만학의 결실'…대구내일학교 졸업식

중학 과정 22일 졸업식…열정·일상 담은 시화집도 발간
25일부터 범어아트스트리트에 전시

'만학의 결실' 대구시교육청이 운영하는 대구내일학교가 22일 제7회 졸업식을 열고 늦깎이 학생 95명에게 졸업장을 전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왼쪽)이 졸업생에게 졸업장을 건네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늦깎이' 학생들이 중학교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 대구제일중학교에 개설된 대구내일학교에서 중학과정을 꾸준히 학습한 끝에 22일 졸업식에 참석하는 기쁨을 누렸다.

대구내일학교는 대구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성인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교장이다. 이날 학생 95명이 제7회 졸업식에 참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족과 지인 없이 학생과 담임강사만 모여 조촐하게 행사를 치렀지만 '만학의 결실'인 만큼 학생들에겐 소중한 시간이었다.

최고령은 88세, 평균 연령이 67세일 정도로 학생들 나이가 많지만 배움을 향한 열정 앞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코로나19도 이들의 발걸음을 막진 못했다. 지난해 2월 20일 1차 휴업을 시작으로 5차례 휴업 연장과 2차례 비대면 수업 전환 과정을 거치며 중학과정을 모두 마쳤다.

졸업식에 참석한 김영숙(69) 학생은 "일흔을 바라보면서 지금처럼 행복했던 순간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며 "남편의 도움과 자식들의 응원 덕분에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배워 중학교를 졸업한다. 건강만 허락한다면 고등학교 과정도 마친 뒤 꼭 대학교까지 다니고 싶다"고 했다.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가족들은 편지나 영상, 문자 메시지를 통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꽃보다 예쁜 할머니, 졸업 축하합니다', '엄마가 하시는 모든 일을 항상 응원해요' 등 사랑이 담긴 격려가 뒤따랐다.

늦깎이 학생들은 졸업시화집도 발간했다. 코로나19 탓에 학교에 가지 못하는 답답함을 손주 돌보기로 위로하는 할머니 이야기, 낯선 영어 단어를 술술 읽어낼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 싶었다는 일흔의 딸 이야기 등 만학도들의 열정과 일상들이 오롯이 담긴 책이다. 이들의 글과 그림 95편을 묶은 시화집과 시화는 25일부터 2월 10일까지 범어아트스트리트 중앙광장에 전시될 예정이다.

강은희 교육감은 "학습자님들이 슬기롭게 개인 방역에 동참해주시고 세심히 주의하신 덕분에 중학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안전한 졸업식을 맞게 됐다.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올해도 배움의 기회를 놓친 분들이 같은 기쁨을 누릴 수 있게 안전한 환경 아래 알찬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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